2016 면세업계, 엇갈린 '희비'…치열했던 경쟁의 연속
2016 면세업계, 엇갈린 '희비'…치열했던 경쟁의 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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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일 오전 인천공항 면세점 구역에서 출국을 앞둔 여행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올해 면세업계는 희비가 엇갈리며 마무리를 지었다. 하지만 정부의 면세점 제도개선 향방이 끝내 오리무중으로 남으면서 내년까지도 긴장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신규 사업자들은 시장에 첫발을 내딛으며 적자를 면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유통 대기업들의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 3장을 둘러싼 입찰 경쟁은 올해도 치열했다. 롯데는 월드타워점의 부활을 손에 쥐었지만 SK네트웍스는 워커힐면세점을 역사 속에 남겨둬야만 했다.

◇ 면세업계 '부익부빈익빈'…적자와 흑자의 희비

지난 15년간 평온했던 면세업계에 무한경쟁체제가 도래했다. 지난해 6곳이었던 서울 시내면세점은 올해 9곳, 내년에는 13곳으로 늘어난다. 기존 사업자들은 흑자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신규 사업자들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0월까지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1495만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총 방한 관광객은 1689만명, 이 중 중국인 관광객은 801만명으로 추정된다.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는 △2010년 4조5000억원 △2011년 5조3000억원 △2012년 6조3000억원 △2013년 6조8000억원 △2014년 8조3077억원 △2015년 9조1984억원으로 급속 성장하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었다. 올해는 지난 10월까지의 누적 실적만 10조원을 넘어서며 11조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그러나 올해 총 9곳의 시내면세점(서울) 사업자들이 경쟁을 펼치면서 '레드오션'으로 불리고 있다. 보통 유통업과는 달리 물건을 직접 매입해서 판매하고 외화환율, 메르스, 사드배치 등 외부 환경요인을 크게 받는 만큼 경쟁에서 살아남아야만 황금알을 쥘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서울 시내면세점은 △롯데면세점(소공동·코엑스) △신라면세점 장충점 △동화면세점 △신라아이파크면세점 용산점 △한화갤러리아63 여의도점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두타면세점 동대문점 △SM면세점 등 총 9곳이 경쟁을 펼쳤다. 워커힐면세점과 롯데월드타워점은 각각 지난 5월과 6월 폐점했다.

먼저 두타면세점은 올해 상반기에만 매출액 104억원, 영업손실 160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에 들어서는 27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사업자중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강점으로 내세웠던 새벽까지 운영하던 '심야면세점'도 종료했다.

이외에도 신규 사업자들의 3분기 누적 실적을 살펴보면 HDC신라면세점 167억원, 갤러리아면세점63 305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신세계의 경우 매출액 1211억9400만원을 기록하며 신규 사업자중 매출액이 가장 높았지만 영업손실 또한 372억1700만원으로 제일 많았다.

반대로 기존 업계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롯데와 신라는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호텔롯데의 면세사업부분은 올해 상반기까지 매출액 2조7338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27.8% 증가한 수치다. 중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롯데면세점 소공점의 경우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2조2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신라의 TR사업부분(면세점) 역시 3분기 누계 매출액 2조5006억9800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614억2200만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사업은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브랜드 입점 등이 마무리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매장을 오픈하다보니 미숙한 부분이 다소 있었다"며 "각 시내면세점들의 일 매출 실적을 살펴보면 오픈 초기와 비교해 점차 늘고 있다"고 말했다.

◇ 끝나지 않는 사업권 전쟁…승자와 패자의 희비

▲ 왼쪽부터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신세계디에프의 센트럴시티,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내외 전경. (사진=연합뉴스)

면세업계는 지난해 7월과 11월 두차례 특허 사업권 전쟁을 치렀다. ‘5년 시한부법’ 등 면세정책의 문제가 거론되면서 관세청은 올해 6월3일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3장을 추가로 내놓았다.

이에 롯데면세점(월드타워점), 신세계디에프(센트럴시티), HDC신라(아이파크타워), 현대백화점(무역센터점), SK네트웍스(워커힐호텔) 등이 도전장을 내밀었고 현대, 신세계, 롯데가 사업권을 차지했다.

현대와 신세계, 롯데는 모두 시내면세점 입지로 강남을 내세웠다. 또 줄어들고 있는 단체관광객 대신 개별관광객(싼커)을 겨냥한 여행상품을 제안했다. 또 기존 백화점 등 쇼핑시설에 면세점을 오픈하면서 쇼핑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반면 1992년 사업을 시작한 워커힐면세점은 역사 속에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재승인 심사에서 탈락한 뒤 올해 절치부심하며 부활을 꿈꿨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직접 나서며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히고 리조트 스파 등을 함께할 수 있는 면세점을 제안했지만 아쉽게도 탈락했다.

업계에서는 SK네트웍스가 내년에 다시 면세점 사업에 도전할지 주목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의 사업권 만료일이 2017년 12월31일이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정부가 발표했던 '특허기간 5년→10년 연장'이 무산됨에 따라 롯데는 코엑스점을 두고 또 한번 재승인 심사를 받아야만 한다. 특히 롯데는 국네 면세업계에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위기를 앞두고 있다.

사실 기획재정부는 지난 3월 면세점 특허 심사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패널티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올해 적용시키지 못했다. 시행령에서 해당 부분이 누락되면서 국정감사에서도 질타를 받았다. 이에 기재부는 지난 22일 진행된 임시회의에서 "내년 3월부터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평가점수의 일부를 감점하는 내용으로 관세법 시행령을 고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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