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자살보험금…2016 보험이슈 '이해 충돌'
M&A·자살보험금…2016 보험이슈 '이해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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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서지연기자] 2016년 국내 보험업계는 다사다난(多事多難)한 한해를 보냈다. 어느 해보다 다양한 제도 변화들로 기대감도 높았지만, 곳곳에서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모습도 적잖이 포착됐다.

M&A 시장에선 알리안츠생명과 PCA생명, ING생명, KDB생명이 매물로 나왔지만 시장예상치에 못 미치는 매각가로 업계에 충격을 줬다.

또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의 2021년 도입 확정에 따른 대규모 자본확충 이슈와 온라인보험 시장 급성장 등이 보험업계에서 화두였다.

연말에 불거진 저축성보험 비과세 한도 축소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자살보험금 논란까지 올해 보험업계를 울고 웃게 한 주요 이슈들을 꼽아봤다.

◇ 상처만 남은 보험사 M&A 시장

올해 생보업계에서는 자산 기준으로 70조 원이 넘는 매물이 쏟아져 나왔으나, 씁쓸함을 남기고 막을 내렸다. 알리안츠생명은 지난 4월 중국 안방보험에 고작 300만 달러(약 36억원)의 헐값에 매각돼 충격을 안겼다.

또 KDB생명은 지난 22일 마감한 본입찰이 무산된 이후 재매각 작업을 보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2014년에도 가격 차이로 두 차례 매각이 성사되지 않은 KDB생명의 새 주인 찾기는 기약 없이 늦춰지게 됐다.

ING생명도 새 주인 찾기에 나섰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ING생명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프로그레시브 딜(경매 호가) 방식으로 홍콩계 사모펀드 JD캐피탈, 중국계 태평생명·푸싱그룹·안방보험 등과 매각 가격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주요 매수 후보자인 중국계 자본이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 후폭풍으로 인수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매각 작업이 지연됐다. 결국 MBK파트너스는 상장을 통해 새로운 주주를 찾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 내년 2분기 유가증권 시장에 ING생명을 상장하기로 했다.

◇ 금감원-생보업계 '자살보험금' 논란

지난 5월 대법원이 생명보험사에 약관에 명시된 대로 '자살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판결을 내린 뒤 막을 내릴 것으로 예상됐던 자살보험금 논란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판결 직후 신한생명·하나생명을 필두로 ING생명 등 7개 생보사가 자살보험금 전액 지급을 발표했지만 삼성생명 등 7개 생보사는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은 줄 수 없다며 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겠다고 지급을 유보했다.

대법원이 소멸시효 완성을 판결했음에도 금감원의 '전액 지급' 방침은 강경했다. 현장검사·제재 조치 통보 등을 통해 생보사들은 결국 금감원에 백기를 들었고,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만 남았다. 이들 생보 빅3는 선뜻 지급 결정을 내리지 못한채 일부지급·재검토 의사만 당국에 전달했다. 내년 초 빅3에 대한 제재가 확정된다.

◇ 저축성보험 보험차익 비과세 축소

보험업계의 반발에도 저축성보험에 대한 비과세 혜택 축소가 확정되면서 보험 영업현장은 더욱 얼어붙을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7일 세법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저축성보험의 비과세 한도를 일시납은 1인당 총보험료 2억 원 이하에서 1억 원 이하로 축소했다.

기존에 비과세 한도가 없었던 월납입식은 150만 원 이하까지만 세금을 걷지 않겠다고 밝혔다. 종신보험과 같은 보장성보험 가운데 연금으로 전환 가능한 보험 역시 저축성보험 비과세 한도가 적용된다. 보험 업계는 월 적립식 저축성보험의 가장 큰 매력인 비과세 혜택이 줄어들면 자연스레 신규·추가 가입이 감소하고 이에 따라 보험설계사들의 소득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사들은 설계사들의 소득이 줄어들 경우 영업활동을 그만두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영업조직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단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보험사, 올해 최대 1.4조 자본확충

미국의 금리인상 추세 본격화와 IFRS17 도입 확정으로 보험사들은 미리 자본확충에 나섰다. 올해 들어서만 보험사들은 유상증자와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총 1조4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진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8월 처브라이프생명이 230억원을, 알리안츠생명은 11월 500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동양생명 역시 대주주인 중국 안방그룹으로부터 6250억원의 유상증자를 받기로 했다. 악사손해보험은 326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메리츠화재도 메리츠금융지주로부터 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받았다.

후순위채 발행도 잇달아 한화손보가 1280억원, 농협손보가 1000억원, 흥국화재가 200억원의 후순위채를 찍었다. 롯데손보의 경우 후순위채 680억원과 신종자본증권 520억원을 발행했다. 내년에도 한화생명이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흥국생명도 1500억원의 후순위채 발행을 준비하는 등 자본확충 움직임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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