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보고서④] 분양시장 과열 '주범은 투기'…전매·중복당첨 폭증
[금융보고서④] 분양시장 과열 '주범은 투기'…전매·중복당첨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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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년간 2~3배씩 증가일부지역에 국한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지난해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난 아파트 분양 시장 과열현상의 배경에는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 수요가 반영됐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이후 급증한 분양권 전매 거래량과 아파트 청약 중복당첨자 수 등이 투기수요를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27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2016년 12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지난해 11.5대 1, 올 1~11월중에는 15.4대 1로 급등했다.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이 활성화된 부산의 올해 청약경쟁률은 110.2대 1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제주(78.8대1)와 인구 유입이 꾸준히 늘고 있는 세종시(54.4대 1), 서울(24.3대 1)의 경우도 청약경쟁률이 높은 편이었다. 서울에서는 강남4구의 청약경쟁률만 32대 1에 달해 평균치를 크게 상회했다.

특히 지난해 이후 분양권 전매거래량과 청약 중복당첨자수가 급증한 점을 감안할 때 투기 수요가 아파트 분양 과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분양권 전매는 주택을 분양받은 사람이 입주권을 되파는 것이다. 일부 인기 지역의 경우 분양권 프리미엄이 수천만원대를 호가해 투기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

▲ 자료=한국은행

실제로 지난 2012년까지만 6만건에 그쳤던 분양권 전매거래량은 2015년 14만9000건으로 두배 이상 급증했고, 올해 1~10월중에도 14만건을 기록했다. 전체 주택거래량에서 분양권 전매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2년 6%에서 올해중 10.6%로 크게 상승했다.

지역 중에서는 세종시 등 지방의 전매거래 비중이 14.3%로 수도권(7%)의 두배에 달했다. 다만, 전매거래 비중의 상승폭을 따져보면 지방은 1.1%p 상승에 그친 반면, 수도권은 3.4%p 급등해 수도권의 상승세가 더 가팔랐다.

최근 2년간 2회 이상 청약이 당첨된 중복당첨자 수도 2012년 6월말 기준 1만3000명에서 올해 6월말 3만9000명으로 3배 가량 급등했다. 한은 관계자는 "저금리 하에서 주택관련 규제 완화 등을 배경으로 지난해 이후 아파트 분양시장이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며 "이 기간 분양권 전매거래량이 늘어나고 있는 점 등에 비춰 단기 시세차익 목적의 투자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분양시장 과열 현상은 일부지역에만 국한됐고, 여타 지방의 경우 아파트 분양 수요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분양 후 3~6개월이 경과한 민간아파트의 계약률은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87.7% 수준이던 전국 아파트 초기계약률은 올해 2분기 70.5%로 크게 낮아졌다. 3분기에도 72% 수준에 그쳐 전년대비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도지역의 초기계약률이 지난해 4분기 82.6%에서 올 3분기 55.7%까지 급락한 영향이다.

실제로 10월말 기준 수도권과 지방광역시의 미분양 주택은 전년말 대비 1만3000호, 2000호가 감소했지만, 도지역의 경우 1만1000호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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