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 (사진=신한금융그룹)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형님, 부모, 선배같은 마음으로 다 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파주의가 계속된다면 일정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습니다. 옛날의 신한으로 돌아가 신한다운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른바 '신한사태'로 상처난 조직 봉합의 책무를 맡고 지난 2011년 취임한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첫 인사말이다. 내년 3월, 임기 3개월 가량 앞둔 한 회장은 현재까지도 조직 안정과 1등 신한 만들기를 위한 초심의 과제를 수행 중이다.

당장 다음달이면 추려질 한 회장의 후임 인선 작업은 가장 큰 과제다. 그가 이끄는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는 금융투자와 캐피탈 사장에 은행 출신이 아닌 전문가를 처음으로 중용했고, 갑작스런 신한은행장 선임 과정에서도 세간의 주목을 벗어나 있던 신한사태 중립 인사를 내정해 인선 논란의 싹을 잠재운 바 있다.

차기 회장 후보군들의 레이스가 요란스럽지 않은 것도 그의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다. 취임 직후 한 회장은 권력 암투를 방지하기 위해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신설하고, 지주사와 각 계열사의 지배구조 및 경영승계 계획, 회장후보 육성을 담당토록 했다.

각 자회사 경영진들은 CEO승계프로그램 하에서 수시로 열리는 이사회에서 경영성과와 자기계발 성과, 평판 등을 평가받고 있다. 현직 프리미엄을 확보한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의 2파전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두 후보 모두 몸을 낮추고 경영실적에만 몰두하는 상황이다.

특히 한 회장은 금융지주 회장의 요건을 명문화하고, 임기 중에라도 만 70세가 되면 퇴임하는 규정을 도입해 스스로 임기를 제한했다. 내년 만 69세가 되는 그는 1년 추가 연임에 무리가 없음에도 이미 스스로 용퇴 의지를 밝힌 상황이다. 한 회장은 올초 주주총회를 통해 차기 회장 선출을 그의 업적의 '마지막 단추'로 언급하기도 했다.

그룹 관계자는 "1년 연임이 제도나 인식 상으로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임기 내내 조직과 지배구조 안정을 위해 애써왔던 만큼 자칫 권력 욕심으로 비춰질 선택은 하지 않을 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장이 바뀌더라도 흔들리지 않을 그룹의 중장기 전략도 정비를 마쳤다. 한 회장은 지난 7월부터 지주 전략부서와 계열사 실무자 워크숍, 임원회의 등을 가동해 내년 1월 7일 발표할 비전 수립을 완료했다. 올 초 제시한 '원 신한'의 기치 하에 자회사 경영진과의 그룹경영회의를 열고 사업 계획 공유도 마무리한 상태다.

한 회장은 재임 초기 '샤이하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경영 전략과 관리 선에서만 영향력을 드러내왔다. 마케팅과 영업 관리에서는 주요 계열사들이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그룹사 CEO들에게 전담해왔다는 전언이다.

한 회장은 지난 1982년 신한은행 출범 설립사무국 시절부터 30여년 간 '신한맨'으로 살아왔다. 인사부장과 중소기업본부장을 거쳐 신한은행 부행장직을 맡았고, 2002년에는 신한생명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부회장직을 끝으로 현직을 떠났다. 라응찬 전 회장의 후임으로 선임돼 18개월 만에 화려하게 복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