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3차戰] 유통 '빅3' 품으로…강남서 '싼커' 유치 진검승부
[면세점 3차戰] 유통 '빅3' 품으로…강남서 '싼커' 유치 진검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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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각 사 제공)

롯데 '패자부활'·현대 '권토중래'·신세계 '전통의 강자'…내년 상반기 오픈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롯데·현대·신세계 등 이른바 '유통 빅3'가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를 획득했다. 빅3의 새 면세점은 모두 강남에 위치하고 있다. 이에따라 사업원 획득을 위해 칼을 벼른 이들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이곳을 찾는 '싼커'(散客:중국인개별관광객) 유치를 놓고  진검승부를 펼친다.

관세청은 17일 현대백화점면세점, 신세계디에프, 호텔롯데 등 3곳을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로 선정했다. HDC신라면세점과 SK네트웍스는 탈락했다. 특히 SK네트웍스의 경우 워커힐면세점 부활을 위해 리조트 스파 개발까지 제안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심사결과 총점 1000점 가운데 현대면세점이 801.50점을 받아 1위로 사업권을 획득했다. 이어 호텔롯데가 800.10점, 신세계디에프가 769.60점을 기록했다.

현대면세점의 경우 지난해 7월 면세점 사업권 획득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지난 1년간 일명 '오답노트'를 만들 정도로 탈락 이유를 점검한 결과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해당 기업들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 강남 지역에 면세점을 오픈하게 된다. 현재 대다수의 시내면세점이 강북권에 집중돼 있는 것을 감안할 때 관광객 분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현대는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신세계는 반포 센트럴시티, 롯데는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면세점 후보지로 제안했다. 특히 롯데면세점은 지난 6월30일 폐점한 월드타워점을 재오픈 하는 것이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 사업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외관. (사진=현대백화점그룹)

먼저 현대백화점은 면세점 사업에 첫 발을 내딛게 된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8층부터 10층까지 총 1만901㎡(3303평) 면적이 면세점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이중 6710㎡는 '글로벌 명품관'으로, 4482㎡은 '한류 체험 공간'으로 조성된다. 한류 체험 공간에는 뷰티, 패션, 먹거리 등 국산품이 자리하게 되며 한류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된다.

삼성동 인근 지역사회에는 향후 5년관 500억원을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코엑스 일대 관광 상품 개발에 300억원, 지역문화 육성 100억원, 소외계층 지원에 100억원을 투자한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면세점 누계영업이익의 20%가 500억원에 미치지 못해도 사회환원금을 모두 채우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시장에 진출한 면세사업자들이 적자를 내고 있는 것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룹의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면세점 사업 초기 부족한 부분은 모두 그룹이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현대백화점그룹은 올해 4월 자산기준 부채비율은 34.6%로 재계 6위를 차지하고 있다. 면세점 법인에는 자본금 규모는 현재 100억원에서 총 2000억원으로 늘린다. 모두 100% 자기자본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이 재원을 조달한다.

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정문 앞 광장을 '한류스타 테마파크'로 만들 계획이다. 여기서부터 엔터테인먼트사들이 밀집돼 있는 청담동, 압구정동까지 연결되는 '한류스타거리'도 2.9Km로 확장한다.

▲ 신세계 센트럴시티 외관 모습. (사진=신세계디에프)

신세계디에프는 지난해에 이어 연달아 사업권을 획득했다. 신세계는 지난해 5월 서울 회현동 남대문시장 인근에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을 오픈했다. 명동점은 하루 평균 매출 21억원 정도로 지난해 사업권을 획득한 5개 사업자 중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에는 반포 센트럴시티를 면세점 후보지로 내세우며 서초·강남 일대를 관광허브로 만들 계획이다. 예술의 전당부터 반포대로, 세빛섬까지 이어지는 4.6km 보행로에 '예술의 거리'를 만들고 전국 관광지역을 알리는 '한국관광홍보관' 등을 구축한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문화예술 관광 허브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인정받은 것 같다"며 "센트럴시티 일대를 개별 관광객 중심지로 만들고 그 수요를 서초, 강남 뿐 아니라 전국으로 전파시킬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향후 신세계면세점은 대한민국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차별화된 면세사업을 펼칠 것이며 기억에 남는 곳이라는 '마인드마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센트럴시티 면세점은 총 1만3350㎡(약 4천100평) 규모로 조성되며 향후 5년간 3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향후 3년 안에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또 인근의 호텔, 백화점, 극장, 서점, 레스토랑 등을 연계할 수 있는 원스톱 쇼핑을 제공한다.

▲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음악분수 조감도. (사진=롯데면세점)

롯데면세점은 국내 관광산업의 세계적인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기존에 운영하던 월드타워점을 재오픈 하는 것으로 휴직해 있던 1300여명의 직원들이 복직하게 된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지난해 총 매출액 6112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시내면세점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특허 심사에서 탈락해 올해 6월30일 폐점하게 됐다. 롯데면세점은 이번 월드타워점 부활을 계기로 국내 면세업계 1위 기업 자리를 지키고 현재 3위인 세계 면세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사업장 폐점으로 인한 고용문제도 해결됐다. 롯데면세점은 영업중단 이후 1300여명의 직원들을 다른 점포로 발령하거나 3개월간 순차적 휴직 등을 시행해 직원들의 고용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번 심사에서 사업권을 획득하지 못할 경우 인력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롯데면세점 노조는 지난달 1일 월드타워점 사업권 획득을 위한 탄원서와 2만명 이상의 서명서를 정부 관계부처에 전달하기도 했다. 또 롯데그룹은 면세점 휴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장편의 다큐멘터리를 개별 제작 하는 등 감정적 호소를 하기도 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더 큰 책임감을 갖고 국내 관광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관광한국의 미래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면서 "향후 관세청에 제출한 사업계획서 내용을 성실히 이행하기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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