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하이트진로 맥주값 인상카드 '저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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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밀어내기 종료 점유율 회복 기대
실적악화…6% 올리면 매출 450억원 '유혹'

▲ 하이트진로의 대표 제품 '하이트' 맥주 (사진 = 하이트진로)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업계 1위 오비맥주가 주요 맥주제품 가격을 6% 안팎으로 인상하면서 2위인 하이트진로도 조만간 맥주값을 인상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스 병맥주는 500mL 기준 출고가가 1081.99원에서 1147원으로 65.01원 올랐다.

통상적으로 1위 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2, 3위 업체들도 곧바로 뒤따르는 형국이었지만 하이트진로는 아직까지 가격인상 카드를 꺼내들지 않고 있다.

하이트진로 측은 맥주가격 인상 여부에 대해 "아직 시기 상조"라는 입장이다. 그간 가격 인상을 빌미로 진행됐던 오비맥주의 밀어내기 판매전략이 종료되면 점진적으로 시장점유율 회복이 기대된다는 것.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오비맥주가 가격을 올릴 것이라는 소문에 도매업자들이 물량을 미리 사들이는 가수요가 발생하면서 하이트의 매출이 줄었다"며 "당장 가격을 올리는 것보다는 내년 점유율이 점차 회복될 때쯤 인상여부를 논의하겠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슬톡톡'과 '망고링고' 등 니치 마켓을 겨냥한 신제품이 최근 호조세를 보이고 있어 맥주가격 인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분기매출로 '이슬톡톡'이 100억원, '망고링고'가 30억원 내외로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이들 니치 마켓 신제품들은 기타주류로 분류돼 마진이 높고 향후 새로운 형태의 신제품 출시의 성공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맥주 부문 회복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시장에서는 하이트진로가 조만간 맥주가격을 올릴 것으로 점치고 있다. 최근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최근 3분기 실적은 매출액이 전년 대비 2.5% 줄은 4894억원, 영업이익은 42.5% 감소한 266억원을 기록했다.

또 올해 3분기 누적기준으로 맥주사업에서 매출액이 5876억원, 영업손실 221억원을 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6.4%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한 것이다.

여기에 내년부터 빈병 보증금 인상이 예정돼 있어 하이트진로는 맥주사업 수익성 부담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하이트진로가 맥주 가격 6% 인상할 경우, 맥주부문 매출액이 연간 450억원 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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