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TV광고 줄이고 PPL로 '승부수'
패션업계, TV광고 줄이고 PPL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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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 기업들이 드라마 간접광고(PPL)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사진=삼성물산 패션부문, LF)

[서울파이낸스 김현경기자] 패션업계가 드라마 간접광고(PPL) 마케팅으로 매출 상승을 꾀하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패션 기업들은 값비싼 텔레비전(TV) 광고를 줄이고 있다. 패션산업 경기불황으로 자금사정이 어려워지자 대대적으로 펼쳐왔던 광고를 줄여나가고 있는 것이다. 대신 적은 비용을 들여 수월한 판매를 유도하는 드라마 PPL에 주목하고 있다.

기업들은 드라마에 의상협찬·제작지원을 통해 브랜드를 노출시키면서 인지도를 쌓는다는 전략이다. 극중 인물이 착용했던 제품에 대한 정보는 방송 직후 포털사이트를 통해 공개되면서 실제 매출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아웃도어는 브랜드 모델 서강준이 출연하는 드라마 '안투라지'에 다운점퍼 2종을 협찬하고 있다. 최근 선보인 점퍼의 이름도 '안투라지 다운'이라고 지으며 제품을 각인시키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회사는 PPL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극중 인물이 참여하는 뮤직비디오를 만들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마케팅도 함께 펼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극중 주인공이 착용했던 상품을 찾으며 매장에 방문하는 고객들도 늘어나고 있다. 8월 중순부터 지난달 말까지 이뤄진 다운점퍼 라인의 매출은 지난해 대비 20% 증가하기도 했다.

LF의 남성복 브랜드 마에스트로도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 제작지원을 하고 있다. 양복점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드라마를 통해 브랜드의 장인정신을 보여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청층이 브랜드의 주요 고객 연령대(중장년층)와 같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마에스트로는 이번 의상협찬으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긴 했지만 매출 상승을 이끌진 못했다. 회사 관계자는 "남성복 소비시장의 축소로 간접광고가 매출로 직결되지는 않았다"면서도 "잠재 고객들에게 브랜드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점에서 손해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 사진=패션그룹형지, 세정그룹

중년 여성복 브랜드들은 PPL 마케팅에 훨씬 적극적이다. 드라마의 주 시청층이 중년 여성 인데다가 이들이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른 점이 맞아 떨어지면서 광고 효과가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패션그룹형지의 여성복 브랜드 샤트렌은 지난달 말 종영한 드라마 '여자의 비밀'에 제작지원을 하며 의류를 협찬했다. 샤트렌은 여배우들이 착용했던 제품을 온라인몰에서 소개, 이벤트를 진행하며 고객들의 높은 참여율을 이끌어냈다.

온라인몰을 적극 활용한 PPL 마케팅은 매출 성장세를 견인했다. 배우 소이현이 착용했던 블라우스의 매출은 방영 일주일 전보다 32% 상승하며 판매율 80%를 넘어섰고, 드라마 방영 중반인 9월 한달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신장하기도 했다.

세정그룹이 운영하는 올리비아로렌의 경우 전속모델 수애가 출연하는 드라마 '우리 집에 사는 남자'를 통해 간접광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올리비아로렌 관계자는 "수애가 지난달 22일 입고 나온 애띠롱코트는 방송 이후 상품 문의와 주문량이 쇄도해 판매율 80%를 기록, 현재 재주문해 판매 중"이라며 "전속모델과 브랜드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는 한편 매출 증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발표한 광고산업통계에 따르면 지상파TV 광고비는 2012년 2조891억원에서 2014년 2조825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2014년 PPL 분야 전체 취급액은 838억원으로 2013년(405억원)보다 2배 넘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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