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해양플랜트 수주가뭄·인도지연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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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대우조선해양

OPEC 감산합의로 유가 급등 채산성 확보에 기대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조선업계에는 저유가로 인한 해양플랜트 수주가뭄과 인도지연 현상이 여전하다. 특히 조선 빅3의 올해 해양플랜트 수주는 전무한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합의 효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내년부터 해양플랜트 발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이 미국 셰브론으로부터 수주한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FPSO) 1기는 계약기간이 정정됐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3년 4월 2조1570억 규모의 FPSO를 수주했고, 계약종료일은 지난달 30일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발주처가 유가하락으로 인한 채산성 확보를 위해 FID(Final Investment Decision) 발행이 지연되고 있다"며 "현재 설계단계로 공정이 진행되고 있지 않아 이로 인한 자금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해양플랜트 수주잔량이 13기지만, 최근 2년간 신규수주가 없다. 이 관계자는 "현재 남은 해양플랜트는 공정이 진행 중이지만, 저유가로 신규수주가 없어 내년 내후년이 문제"라고 토로했다.

대우조선도 지난달 말 미주지역 시추업체인 앳우드 오셔닉으로부터 드릴십 2척에 대한 인도 연기를 요청받았다. 당초 지난해와 올해 인도할 예정이었지만, 지난해 앳우드의 요청으로 이미 두 차례나 날짜를 연기했다. 이번에 또 다시 요구한 것이다.

앳우드가 드릴십 2척을 브라질 시추업체에 투입할 계획이었지만, 시추사업이 저유가로 늦어지면서 사용할 곳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대우조선은 드릴십 2척에 대한 잔금 약 4700억원을 받지 못한 상태다. 인도가 계속 지연되고 있는 1조원 규모의 소난골 드릴십 2척도 올해를 넘길 것으로 보여 유동성 확보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삼성중공업도 최근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사로부터 2014년 2월 수주해 건조 중인 부유식 LNG 생산설비(FLNG)의 계약종료일과 계약금액이 변경돼 인도일을 연장했다. 기존 2018년 1월에서 2020년 7월 인도하기로 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발주처 요청에 따른 공정속도조절로 인해 발생하는 제반비용은 발주처에서 부담하는 조건이기 때문에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계약금액은 14억7000만달러에서 16억달러로 증액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해양플랜트 수주계약을 앞두고 있는 FLNG 계약이 연내 체결을 앞두고 있지만 확정단계는 아니다.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수주잔량이 19기로 가장 많은 것도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이 같은 불안 속에서도 최근 OPEC이 8년 만에 감산에 합의하면서 저유가의 반등 실마리를 찾았다. 해양플랜트 수주와 인도지연도 어느 정도 해결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규모 해양플랜트 설비를 건조할 수 있는 조선소는 대우조선 등 조선 빅3가 유일하다. 유가가 올라간다면 조선 빅3를 통한 발주는 늘어날 것이란 입장이다.

한 조선학 관련 교수는 "대규모 해양플랜트 설비를 건조할 수 있는 조선소는 대우조선 등 국내 조선 빅3의 기술력이 압도적"이라며 "유가가 올라간다면 조선 빅3를 통한 발주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배럴당 50달러선으로 올라서면 해양플랜트 발주 움직임이 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도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대부분의 오일메이저들이 몸집 줄이기에 성공해 유가가 50달러 정도 되면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며 "내년에는 60달러, 2018년 65달러선이 되면 해양시장도 2018년부터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9월 하순부터 에너지 업체들이 보유한 일부 유전의 손익분기점이 50달러 내외로 낮아지며 해양플랜트 프로젝특가 신규 입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OPEC 생산량 감축 결정으로 유가의 50달러 안착 가능성은 커진 상태다. 최종투자결정까지 이뤄질 가능성은 보다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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