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실적 '맑음'·주가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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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등 핵심사업 부진 '발목'…사업전략 선회 반등 기대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기자] 카카오가 3분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핵심 사업인 광고 부문 등의 부진으로 오히려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올 3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각각 87.0%, 70.5% 증가한 302억56000만원, 3913억91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컨센서스(시장 추정치)를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카카오의 실적 개선을 이끈 것은 콘텐츠 플랫폼의 선전과 카카오프렌즈 상품 등 기타 매출의 호조다.

콘텐츠 부문의 올 3분기 매출액은 1984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와 전 분기 대비 각각 187.2%, 4.2% 늘었다.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음원 서비스 '멜론'의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5.5% 증가한 955억원을 기록했다. 또 신규 모바일 게임은 785억원의 매출액을 달성, 전 분기보다 52.7% 성장하며 카카오의 호실적을 견인했다.

이외에도 카카오 커머스의 성장과 강남 신규점 오픈에 따른 카카오 프렌즈 상품 매출의 성장으로 기타 매출이 전 분기 대비 32.4% 증가한 661억원을 기록한 것 또한 3분기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 홍대점 추가 개점이 예정돼 있어 캐릭터 매출 성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카카오의 3분기 별도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50억원 감소했지만, 연결기준으로는 40억원 가량 증가한 점은 캐릭터 사업의 높은 수익성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컨센서스를 웃도는 양호한 실적은 곧장 주가의 상승 곡선으로 이어졌다. 카카오의 주가는 실적 발표일인 지난 10일 11.78% 급등한 7만9700원으로 마감, 8만원 선 목전까지 상승했다. 전날 '트럼프 쇼크'로 증시가 폭락한 영향으로 4% 떨어졌지만, 다음 날 이를 단숨에 회복한 것이다.

▲ 1년간 40% 가량 고꾸라진 카카오의 주가.(표=네이버 증권 캡쳐)

하지만 바로 상승세가 꺾였다. 이튿날 2.38% 떨어진 7만7800원에 거래를 마쳤고, 그 다음날에도 2.57% 빠지면서 7만원 선 중반까지 내려앉았다. 이후 반등 흐름을 보였지만, 다시 상승분을 반납하며 전날 7만9000원으로 마감한 상태다.

최근 카카오의 주가 흐름은 심상치 않다. 지난해 11월 말 장중 13만10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터치했던 당시보다 무려 40% 가량 빠진 상태다. 연초까지 11만원 선에서 형성했지만, 이후 10만원 선에서 등락을 반복했고, 6월부터 하락세가 뚜렷하다. 지난 9일에는 '트럼프 충격'에 6만9900원까지 미끄러지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카카오프렌즈 등이 선전하며 실적 호조를 나타냈지만, 광고 부문 등 핵심 사업 부진이 우려를 낳았고, 이에 주가의 성장판이 닫힌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의 광고 매출은 PC 포털 매출 감소가 지속되면서 전년 동기와 견줘 13.5% 감소한 126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부터 4분기 연속 역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게임 매출 역시 PC 온라인게임 '검은사막'의 매출 감소로 모바일 퍼블리싱 매출 증가에도 불구, 전 분기보다 0.2% 성장하는 데 그쳤다.

특히 지난 5월과 6월 성장 동력으로 공들이기 시작한 O2O(온·오프라인 연계) 사업의 부진도 카카오의 주가를 끌어내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카카오는 당시 O2O 사업인 카카오드라이버와 카카오헤어샵을 오픈했지만, 신통치 않은 성과를 보였다. 카카오드라이버는 기존 사업자의 조직적 방해와 다소 높은 요금 문제가 맞물려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나타냈고, 카카오헤어샵 역시 마케팅 부족으로 의미 있는 수준의 이용자나 매출은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오동환 연구원은 "신규 O2O 사업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예정됐던 홈클린 서비스 출시가 취소되는 등 사업 전략의 수정을 겪고 있어 이익 기여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반등의 여지는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O2O 사업 전략을 수정하면서 수익성 등에 대한 우려는 사라질 것이란 분석에 근거한다.

카카오는 최근 O2O 사업에 직접 진입하는 전략을 구사했지만, 앞으로는 플랫폼 역할만 제공하면서 투입자원 대비 성과 비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O2O 사업 방식을 바꾼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간 다운사이드 요인으로 작용했던 O2O사업 수익화 지연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경일 바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사업자들과의 제휴를 통해 O2O사업을 플랫폼화 할 경우, 기대수익은 다소 줄어들겠지만, 사업리스크는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사용자와 사업자에게 거부감 없는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카카오는 사용자의 결제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맞춤형 광고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면서 "이를 통해 회사는 중장기적으로 광고 사업의 재도약을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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