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페인 너무 일찍 터트린 것 아닌가?
샴페인 너무 일찍 터트린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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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hana@seoulfn.com> 지난해 은행권은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
이에 배당도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반영해 풍성한 잔치다. ▲국민 3,650원 ▲외환 1,000원 ▲신한 900원 ▲하나 800원 ▲우리 600원 ▲대구 565원 ▲부산 420원 ▲씨티 250원 ▲전북 100원 등 은행권 전체가 개선된 실적을 배당결정에도 그대로 반영했다.
 
이렇게 대규모 배당에 이어 스톡옵션 부여도 잇따르고 있다.
국민은행은 여동수·권혁관·이증호·남경우 부행장 등 임원 33명에게 총 93만5,000주의 스톡옵션 부여를 주총에서 의결할 예정이다.
또 외환은행도 리처드 웨커 행장, 장명기 수석부행장, 롤레이·김형민·서충석 부행장 등 임원 및 본부장 28명에게 총 172만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키로 했으며, 하나금융지주도 김승유 회장, 윤교중 사장, 이성수·이성규 부사장 등에 총 181만9,000주를 부여할 계획이다. 따라서 올해 은행권의 주주총회는 풍성한 잔치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냉정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은행들이 신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기준 도입을 앞두고 주주들의 배당을 늘리기보다 내부 유보금 확대를 통한 재무건전성 제고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대규모 스톡옵션도 자칫 임원들이 단기성과 주의에 집착, 무리한 영업에 나설 경우 부실 자산 양산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물론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으면서 투자자들을 외면할 수도 없으니 배당에 신경을 안쓸 수도 없었을 것이다.
또한 금융대전에 나서는 은행 수뇌부에 대한 의욕 고취를 위해 스톱옵션을 지급하는 것 자체를 탓 할 수는 없다.

경영진이 앞장서 투자자 보호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은행직원들의 입장에서 보면 다같이 열심이 노력해 최대의 실적을 올렸지만 상대적으로 홀쭉해진 자신의 주머니를 본다면 스톡옵션제도가 오히려 직원들의 의욕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그동안 은행 경영진들은 틈만 나면 사상 최대 실적의 제1의 공헌자로 일선 영업점 직원과 이를 뒷받침한 본부 인력들을 지목해왔다.
이들의 치하가 공언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직원들에 대한 공정한 보상도 함께 실시돼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배당도 과다한 배당으로 성장잠재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사상최대의 실적을 올렸다고는 하지만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트리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이재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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