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쇼크] 글로벌 시장 '요동'…증시 '폭락' vs 金·채권·엔 '폭등'
[트럼프 쇼크] 글로벌 시장 '요동'…증시 '폭락' vs 金·채권·엔 '폭등'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미국 대통령 선거 개표 결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9일 오후 5시35분 기준. 빨간색이 도널드 트럼프 후보 우세 지역. 파란색이 힐러리 클린턴 후보 우세 지역. (자료 = 블룸버그)

다우 선물지수 급락美 증시 하락 출발 예고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선거 당선이 확정됐다. 이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장 초반부터 트럼프의 우세 소식에 요동쳤다. 글로벌 상품시장도 금 자산 등 안전자산을 중심으로 개편되며 대선 결과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한국시간으로 9일 오후 5시31분 현재 트럼프 후보는 선거인단 276명을 확보해 힐러리 클린턴 후보(218명)를 큰 폭으로 앞서며 최종 승리했다. 특히 하원과 의회에서 모두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함으로써 트럼프의 공약들이 정책으로 실현되는데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수출 위축 우려에 亞 증시 패닉상해지수 '선방'

미국에서 개표가 진행되는 동안 장이 열린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트럼프의 당선이 유력시 되면서 수출 비중이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경제적 타격을 입게될 것이란 시장 관측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는 전날 대비 2.25% 내린 1958.38에 거래를 마쳤다. 더 큰 충격을 받은 코스닥지수는 무려 3.92% 내린 599.74에 거래를 마감했다. 작년 2월 초 수준으로 회귀한 것이다.

시장에선 1900선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예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선물시장에서 매도세가 거셌는데, 이는 리스크 회피심리를 반영한다"며 "다만 기관을 중심으로 저가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일본 닛케이 225 지수도 무려 5.36% 내리는 등 급락장세를 나타냈다. 대만 가권지수도 2.98% 밀린 채 장을 마감했다. 장 마감 전인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는 2.16% 내렸다.

트럼프가 내세운 보호무역주의 방침은 수출 비중이 높은 아시아 국가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미국과 G2를 구성하는 중국의 경우 미국으로부터 막대한 무역 차익을 얻는 상황인 만큼 미국의 무역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이날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비교적 선방하며 0.62% 내린 채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투자제한으로 인해 장내 유입된 외국인 자금이 적다 보니 영향도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시간으로 오후 11시30분 개장하는 미국 증시도 급락 출발이 예고됐다. 다우존스산업지수 선물은 이 시각 전장 대비 2.32% 내린 1만7859.0을 기록하고 있다. 통상 지수선물은 해당 지수의 방향을 예상하기 위한 지표로 사용된다.

◇ 상품시장 '희비'···유가 '횡보'·금값 '천정부지'

멕시코와 캐나다 통화 가치도 크게 흔들렸다. 트럼프가 미국이 체결한 모든 자유무역협정(FTA)와 관련해 재협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특히 멕시코, 캐나다와 체결한 자유무역협정인 나프타(NAFTA)도 재검토 수순을 밟게 돼 멕시코 페소화 가치가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페소화의 달러(USD) 대비 가치는 전날 대비 13%나 하락하기도 했다.

국제 유가는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고조된 가운데 트럼프 공약의 수혜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횡보세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최근월물은 전날 대비 1.24% 내린 배럴당 44.4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43달러선을 터치하기도 했지만 이내 반등했다.

앞서 트럼프는 석유 등 전통적인 화석에너지를 중시하겠다는 방침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사실상 에너지 독립을 강조한 것. 친환경에너지를 중시한 클린턴에 정반대의 정책으로 맞선 셈이다.

강유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는 소비 측면에서 신재생 보조금 등을 없애는 부분이 있다"며 "현재 유가가 신재생에너지 소비에 대한 우려 때문에 하락한 부분도 있는 만큼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급이 제한된 상태서 소비의 증가를 유도하는 트럼프의 정책이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안전자산으로 손꼽히는 달러와 엔화 가치도 나란히 올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46.0원으로 마감해 전장 대비 0.79% 올랐다. 원·엔 환율도 무려 1.93% 오른 100엔당 1106.44원으로 마감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금 선물 가격은 장중 온스당 1326.75달러까지 올라 마의 1300달러선을 넘어섰다.

박성우 NH선물 연구원은 "지금 시장 반응을 보면 지난 6월 브렉시트랑 비슷한 수준"이라며 "예상치 못한 트럼프 강세 소식에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쏠리는 듯하다"고 진단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