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美대선] '트럼프 쇼크' 현실화…亞 금융시장 '패닉'
[2016 美대선] '트럼프 쇼크' 현실화…亞 금융시장 '패닉'
  • 이은선 차민영 남궁영진 기자
  • ees@seoulfn.com
  • 승인 2016.11.09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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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홍콩·대만지수 '폭락'…엔화·위안화도 '요동'

▲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은선 차민영 남궁영진기자] '트럼프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아시아 금융시장이 패닉 장세에 빠졌다.

코스피 지수는 장중 한 때 1930선까지 무너지고, 일본 니케이 지수는 5% 이상 폭락하는 등 아시아 증시가 타격을 입었다. 엔화 가치는 101엔선까지 치솟은 반면, 원화 가치는 4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외환 당국이 제동을 걸었다.

뉴욕시장이 밤새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반영하면서 '안도 랠리'를 보였던 점을 감안할 때 금융시장 충격은 이날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9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5.00p(2.25%) 급락한 1958.38에 마감해 지난 7월6일(1953.12)이후 넉 달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낙폭만 보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현실화되던 6월24일 이후 가장 컸다.

코스피 지수는 전일까지만 해도 클린턴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에 2010선을 터치했지만, 이날 장중 한때 70p 이상 폭락하며 1930선 초반까지 후퇴하기도 했다.

당초 시장은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점쳐왔으나, 아시아장중 중계된 개표 결과 트럼프 후보의 득표율이 우세하면서 원·달러 환율도 급등세로 돌아섰다.

트럼프 이후의 정책 불확실성과 신흥국 통상 압력 가능성으로 신흥통화가 급격히 약세 압력을 받았다. 서울장 마감 직후인 오후 3시 40분 기준 트럼프 후보는 267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승리가 확실시됐다.

코스닥지수도 전장 대비 24.45p(3.92%) 급락한 599.74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날보다 2.34% 상승 출발했지만, 장중 한때 580선 초반까지 미끄러지면서 지난해 2월10일(592.95)이후 1년11개월 만에 500선을 찍었다. 다만, 장 막판에는 하락 분을 일부 회복했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크게 요동쳤다. 일본닛케이225지수가 5.36% 폭락했고, 대만 가권지수도 2.98% 급락 마감했다. 중국상해종합지수와 홍콩항셍중국기업 지수 역시 각각 0.37%, 2.76% 떨어지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쪽으로 당선 윤곽이 드러나면서 급격한 하락폭을 키웠다.

외환시장에서는 원화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외환 당국이 제동을 걸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0원 내린 1129.0원에 개장해 오전 10시 51분 전날대비 상승 전환한 뒤 전날보다 14.5원 오른 1149.5원에 마감했다.

개장 직후에는 1128.7원까지 하락했으나, 오후 1시 15분 1157.3원까지 올라섰다. 원·달러 환율이 하루 새 30원 가량을 넘나드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자 외환당국이 제동을 걸면서 장 막판에는 상승폭을 다소 축소했다.

대표적인 안전통화인 엔화의 경우 아시아장 개장 이전 달러당 105.19엔까지 치솟았으나, 이날 장중 오후 2시께 101.2엔까지 급락했다. 엔화 가치가 그만큼 강세를 나타냈다는 의미다. 위안화는 장중 역대 최저치로 급락했지만, 종가 기준으로는 전일보다 강세로 돌아섰다.

채권시장에서도 안전자산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이날 오후 3시34분 기준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국채선물(KTBF)은 전일 대비 13틱 오른 110.48에 거래됐다. 외국인이 6032계약 순매수한 반면, 은행은 2670계약을 순매도했다.

10년 국채선물(LKTBF)도 45틱 오른 130.45를 나타냈다. 금융투자업계가 2677계약을 사들인 반면, 외국인이 2555계약을 순매도했다. 박성우 NH선물 연구원은 "지금 시장 반응을 보면 브렉시트 때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일단 예상치 못한 트럼프 강세 소식에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쏠리는 듯하다"고 말했다.

아시아 장에서는 장중 브렉시트에 육박하는 충격을 보인 뒤 종가는 다소 진정된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전일 뉴욕시장이 클린턴 당선 가능성을 반영하면서 가격 조정을 받은 점을 감안하면 금융시장 충격은 단일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날 외환시장에서는 당국이 상단을 막으면서 변동성이 제한됐지만, 내일 미국 시장 반응을 주목해야 한다"며 "당분간 하방경직성과 함께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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