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트럼프 리스크'에 요동…당국 개입 1150원선 '저지'
외환시장, '트럼프 리스크'에 요동…당국 개입 1150원선 '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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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대선 영향으로 금융시장이 요동치다 코스피는 45포인트 하락한 1958.38로 원·달러 환율은 14.5원 오른 1,149.5원으로 장을 마감한 9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엔화 값, 달러당 101엔대 '폭등'…'안전통화 쏠림' 가시화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트럼프 리스크'가 현실화되는 대이변이 발생하면서 외환시장도 충격을 입었다. 8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의 45대 대통령 선거 개표 결과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되면서 엔화가치는 치솟고 원화는 급락하는 등 안전통화 쏠림 현상이 뚜렷이 드러났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0원 내린 1129.0원에 개장해 오전 10시 51분 전날대비 상승 전환한 뒤 전날보다 14.5원 오른 1149.5원에 마감했다. 개장 직후에는 1128.7원에서 바닥을 찍었으나 오후 1시 15분 1157.3원에서 고점을 기록하는 등 하루새 약 30원 가량을 널뛰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대표적인 안전통화인 엔화의 경우 아시아장 개장 이전 달러당 105.19엔까지 치솟았으나, 이날 장중 오후 2시께 101.2엔까지 급락했다. 엔화 가치가 그만큼 강세를 나타냈다는 의미다. 위안화의 경우 장중 역대 최저치로 급락했지만, 종가 기준으로는 전일보다 강세를 나타냈다. 장중 위안화 환율은 홍콩 역외 시장에서 달러당 6.80위안선을 일시적으로 돌파했다.

당초 시장은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점쳐왔으나, 개표 결과 트럼프 후보의 득표율이 우세하면서 원·달러 환율도 급등세로 돌아섰다. 트럼프 이후의 정책 불확실성과 신흥국 통상 압력 가능성으로 신흥통화가 급격히 약세 압력을 받았다. 서울장 마감 직후인 오후 3시 40분 기준 트럼프 후보는 267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승리가 확실시됐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예상 밖으로 트럼프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 되면서 안전 통화가 치솟았다"며 "엔화 등 주요 통화 대비로는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으나, 이머징 통화 대비해서는 강한 모습을 나타내면서 상승 압력을 받았지만, 1150원선에서는 당국의 미세조정(스무딩오퍼레이션) 개입이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7시 30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최상목 기획재정부 제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시장 상황과 시나리오별 대응 계획을 점검했다. 관계기관 합동 점검반도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로 전환했다. 한국은행 역시 전일 긴급 대책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필요 시 안정화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일단 원·달러 환율이 1150원선 저항선을 재차 확인했지만, 미 대선 결과를 반영한 9일(현지시간) 뉴욕시장 흐름을 반영하면서 단기적으로 변동성 확대 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다. 전 연구원은 "이날은 일단 당국이 상단을 막긴 했지만, 내일 미국 시장 반응을 주목해야 한다"며 "당분간 하방경직성과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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