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인사이드] 美 대선 클린턴 우세 '반등'···유가 향방은?
[마켓 인사이드] 美 대선 클린턴 우세 '반등'···유가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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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 가격 1개월 추이. 단위: 배럴당 달러(USD). (자료 = 블룸버그)

증시 전문가 "미 대선 결과, 유가 영향 제한적"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 발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제 유가가 소폭 반등했다. 힐러리 클린턴 대선 후보의 지지율 반등 소식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를 개선시킨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미 대선 결과에 대한 기대감이 유가에 선반영된 만큼 당장 추가 상승을 기대하긴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은 지난 7일(현지시각) 전날보다 상승한 배럴당 44.95달러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26일 반짝 반등 후 최근 6거래일 동안의 하락세를 접고 소폭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같은 기간 브렌트유 역시 지난 7일 전거래일보다 소폭 상승한 배럴당 46.27달러로 마감했다. 두바이유도 소폭 반등하며 배럴당 43.0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유가가 일제히 반등한 데는 클린턴 후보에 대한 미 연방수사국(FBI)의 무죄 판정이 주효했다. 당초 유력한 차기 미 대통령을 꼽힌 힐러리가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시장을 덮쳤지만 결국 힐러리 무죄 소식에 투자심리가 다소 회복됐다는 분석이다.

황병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FBI가 힐러리 클린턴에 대해 이메일 관련 혐의가 없다고 판단하면서 유가가 오르는 상황"이라며 "원유도 위험자산이다보니 에너지시장의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는 시장 변동성으로 인해 증시와 같은 방향성을 나타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미 대선이 유가에 큰 영향을 미칠 만한 핵심 변수는 아니라는 데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이미 클린턴의 승리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된 데다, 그녀의 정책 역시 유가에 충격을 줄 만한 요인은 아니란 관측이다.

황 연구원은 "대선 관련 당장 큰 이슈 중 에너지 시장에 큰 영향 줄 변수는 없다고 본다"며 "(증시의 강세 등) 그것 외에는 크게 영향을 줄만한 영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홍성기 삼성선물 연구원도 "클린턴 당선시 유가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최근 주요 증시 하락한 이유가 트럼프 리스크가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안전자산 선호가 완화되면서 유가는 조금 반등할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대로 트럼프의 석유산업 활성화 의지를 고려했을 때 힐러리의 대선 승리는 석유시장에는 다소 아쉬운 결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강유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클린턴의 경우 친환경에너지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유가에 부정적"이라며 "하지만 기존 오바마 정부와 (정책적 측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유가를 크게 하락시키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트럼프의 경우는 소비적인 측면에서 신재생 보조금 등을 없애는 부분이 있다"며 "업체들이 갑자기 생산량 늘릴수도 없는 만큼 현재 유가가 신재생에너지 소비에 대한 우려 때문에 하락한 부분도 있어 트럼프 당선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서 주목하는 유가의 핵심 유인으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30일 회동이 꼽혔다. 오펙의 맏형인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 합의의 실효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효과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란 얘기다.

황 연구원은 "11월30일이 가장 중요한 날로 지난달 유가가 50달러대로 상당히 좋았던 데는 9월 말에 있었던 감산 합의"라며 "11월 들어오면서 유가 반락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오펙 감산에 대한 회의감이다"고 강조했다.

현재 이라크가 이슬람국가(IS)와 전쟁 중인 가운데 재정적 이유로 감산 불참을 사우디 측에 제의한 상황. 만일 사우디가 이라크의 제안을 수용할 경우 이탈 국가들이 늘어나 감산 합의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팽배해졌다.

그는 "이라크 발언에 대해 사우디는 증산을 통해 전체 유가를 낮춰버리겠다고 강경 대응했다"며 "사우디가 그런 발언을 할 정도로 얘기가 나왔다는 것은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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