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기자] "공매도의 불공정 거래 소지는 악착같이 막아야 하고 철저히 단속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것은 시장 기능의 훼손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한미약품의 '늑장공시' 논란 뒤 불거진 공매도 문제와 관련, 제도 폐지 의향이 없음을 강하게 피력했다.

주식시장에 파문을 불러온 '한미약품 사태'가 공매도 제도 유지 여부 논란으로 비화되고 있다. 악재성 정보를 선점하고 이득을 챙긴 세력 때문이다.

공매도 제도 존폐 여부는 이번 한미약품 사태 이전에도 주식시장에서 뚜렷한 주가하락이 나타날 때면 늘 도마 위에 오르곤 했다.

'없는 것을 판다'는 뜻의 공매도(空賣渡)는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약세가 예상되는 종목을 매도해 이로 인한 차익을 노리는 거래 방식이다. 주식을 빌려와 매도 주문을 한 뒤, 예상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적 요소 때문에 공매도를 바라보는 투자자의 인식이 곱지 않을 때가 많다. 주가 급락 등 시장 혼란을 부추기는 원흉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한때 공매도가 국내에서 금지됐던 것도 이런 폐단 때문이다.

여기에 외국인·기관 외 개인투자자는 사실상 공매도를 활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차라리 없는 게 나을 거란 인식이 팽배해지곤 한다.

하지만 공매도는 주식시장이 원활히 움직이는 데 순기능을 하기도 한다. 고평가된 주식을 제자리에 돌려놔 거품을 막고, 유동성을 증가시키는 장점이 있다. 아직 논란의 여지는 잔존하지만, 합리성과 효율성을 동반한 투자 기법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를 볼때, 이번 한미약품 사태로 촉발된 공매도 존폐 논란이 합당한지 의문이다. 문제의 본질은 공매도를 악용해 미공개 정보로 부당이득을 취한 세력들이지, 제도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당한 거래 방식인 공매도 제도를 무작정 불공정 거래 수단으로 옭아매 폐지해야 한다는 발상은 적절치 않다.

시장은 발전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애꿎은 공매도를 없애는 것은 주식시장 발전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시장의 건전한 거래질서를 훼손하고 부당이득을 취하는 범법자를 골라내는 장치를 찾아내는 것이 이번 사태가 우리에게 남긴 진정한 의미의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