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최악 사태 모면…신동빈 '원리더' 체제 재가동
롯데그룹, 최악 사태 모면…신동빈 '원리더' 체제 재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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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법정 공방 예고…호텔롯데 상장 등 현안 '첩첩'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검찰의 롯데그룹 비리의혹 수사가 총수일가에 대한 불구속 기소로 끝이 났다. 치열한 법정공방을 남겨두고 있지만 일단 최악의 사태를 면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원리더' 체제에 힘이 실릴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신 회장을 비롯한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불구속 기소하고 수사를 종료한다고 19일 밝혔다.

검찰은 지난 6월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지난 4개월 동안 롯데그룹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사를 진행해왔다. 1톤 트럭 15대 이상의 서류와 파일 등이 검찰에 압수됐고 500여명에 달하는 임직원들이 피의자 또는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았다.

창업주인 신 총괄회장을 비롯해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 아들인 신동주·신동빈 형제, 맏딸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까지 총수 일가가 모두 수사에 휘말렸다.

총수 일가의 횡령 및 배임 혐의가 끝없이 제기되면서 롯데그룹은 사상 최악의 사태를 맞이했다. 그러나 결국 신 이사장을 제외한 일가 모두가 불구속 기소되면서 롯데는 최악의 위기는 모면했다.

재계는 오히려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검찰 수사를 견뎌내며 기회를 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벌구조 기업의 과거 문제점들을 털어내고 신동빈의 '원리더' 경영 체제가 새로이 평가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 회장 역시 지난달 29일 검찰의 구속영장청구가 기각되자마자 경영 일선에 복귀해 주요 사업을 추진하는데 전념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첫 번째 과제는 호텔롯데 상장 재추진이다. 지난해 7월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시작되면서 롯데그룹의 복잡한 출자구조가 수면위에 떠올랐고 결국 롯데는 ‘일본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얻게 됐다.

롯데계열사의 지주사격인 호텔롯데의 경우 지분 99.3%가 일본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 등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신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기업의 지분을 낮추고 롯데를 독립적인 구조로 운영하겠다고 지난해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 6월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상장 계획이 철회됐다. 신 회장은 당시 "(호텔롯데 상장에 대해)무기한 연기가 아니고 연말 정도까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국회에서 국민과 약속한 사안이니까 꼭 상장시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는 올해 상장은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두 번째 현안은 오는 12월 결정될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재오픈 여부다. 지난해 재승인 심사에서 탈락하면서 월드타워점은 지난 6월 영업을 종료했다.

신영자 이사장이 면세점 입점 로비 등으로 지난 7월 구속되면서 업계는 면세점 사업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신 이사장이 호텔롯데 등기이사직을 스스로 내놓으면서 면세점과 신 이사장의 검찰수사는 개별 사안이라는 것이 롯데측의 입장이다.

롯데그룹의 중단됐던 인수합병(M&A)도 다시 불이 붙었다. 활발한 투자계획을 통해 향후 성장 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미국 석유화학 회사 엑시올사 인수제안을 자진 철회한 바 있다. 검찰수사로 인해 계열사 주요 임원들이 출국금지를 당하며 인수과정을 진행할 수 없었다. 석유·화학 분야를 그룹의 신 성장동력으로 삼으며 해외 영토 확장이 예상된다.

또 호텔롯데는 검찰수사가 마무리 되자마자 보바스기념병원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호텔롯데는 현재 보바스기념병원을 운영하는 늘푸른의료재단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를 통해 지속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향후 호텔롯데 상장 이후에는 공모자금을 통해 해외 우량 기업들과 명품 브랜드 등을 인수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현재 세계 3위권인 면세점 사업을 성장시킬 계획이다.

한편 롯데그룹은 검찰수사 종료와 관련해 성실하게 재판을 받겠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입장발표를 통해 "오랫동안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향후 재판과정에서 성실하게 소명하겠다"고 전했다.

또 "그동안 롯데가 사회와 국가경제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지 진지하게 성찰해 왔다"며 "앞으로 좋은 기업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검찰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500억원대 횡령과 1750억원대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신 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돼 앞으로 최소 1년 이상 재판을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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