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때리기', '띄우기' 부메랑(?)될라
'정운찬 때리기', '띄우기' 부메랑(?)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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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잇딴 공세...李-朴 지지자들 "인지도 높여 주는 꼴"
 
[이재호 기자]<hana@seoulfn.com>한나라당이 범여권의 잠재적 대선 주자인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에 대해 연일 공세를 펴고 있다. 이와관련, 자칫 연일 계속되는 '정운찬 때리기'가 '정운찬 알리기'라는 원치 않는 부메랑이 돼 한나라당으로 되돌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정 전 총장의 최대 약점인 인지도를 되레 높이는 꼴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인데, 이는 대부분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걱정이다. 

한나라당 심재철 홍보기획본부장은 6일 "정운찬 전 총장은 범여권 경선과정에서 분위기 메이커나 바람잡이로 그칠 것"이라고 폄하했다.
심재철 본부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동영,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기득권 저항이 상당한 상황에서 정운찬 전 총장은 당내 경선 과정의 들러리에 그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심 본부장은 이날 "말로는 안한다고 하면서 발이 먼저 움직이는 것은 중독자의 행동"이라며 "정운찬 전 총장은 권력중독 지식인이나 기회주의적 지식인의 모습이 아니길 바란다"고 '부탁'인지 '충고'인지 모호한 언급까지했다. 뿐만 아니다.
나경원 대변인도 5일 "열린우리당과 범 여권이 정 전 총장을 처음에는 치어리더나 불쏘시개 정도로 이용하겠지만 정 전 총장은 어차피 들러리"라고 주장했다.
이 보다 앞서, 유기준 대변인은 지난 4일 "정 전 총장이 여권의 잇단 러브콜에 관심이 없다거나 고민이 끝나지 않았다는 식으로 애매모호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좌고우면하면서 떨어진 감이나 먹겠다는 처신으로 일관하는 사람은 국민이 바라는 지도자가 될 수 없다"고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이와관련, 한나라당의 '정운찬 때리기'는 말 그대로 '때리기'라는 용어 자체가 부담스런 존재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현 상황에서 한나라당 입장에서 보면 부적절한 네거티브 전략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특히, 일부 정치전문가들은 한나당의 유력한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이명박씨와 박근혜씨가 '검증공방'을 벌이면서, 지지도가 하락 추세를 보이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칫 어설픈 '정운찬 때리기'는 '정운찬 알리기' 수준을 넘어 '정운찬 띄우기', 즉 제 바등 찍기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저운찬씨의 '우유부단한' 언행에도 불구 최근 여론조사에서 인지도 및 지지도가 미약하나마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게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심지어, 가만 놔두면 들러리로 그칠 것을 자꾸 말을 만들어서 들러리가 본체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을 만들려고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는 격한 목소리도 적지 않다.
어떤 한나라당 지지자는 "연애도 안해 봤나? 무대응이 상책인데...아마추어도 아닌 정치꾼들의 행동으로는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또, 어떤 지지자는 "한 쪽에서는 치졸한 '추문캐기'(머크레이킹)에 빠져 자중지란을 보이면서, 남 걱정하면 국민들이 어떻게 보겠느냐?"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정치한다는 말도 안했는데...하라는 얘기야 뭐야"라는 소리까지 들린다.  
 
더욱이, 한 발 더 나가, 지난 대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경선전 상황이 되풀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당시 노 대통령은 당내 지지기반면에서 타 후보들에 비해 훨씬 뒤졌음에도 결국 복잡한 상황이 얽히면서 대통령이 된 것과 같은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는 지적인 것이다.   

한편, 정운찬씨는 범여권의 끈질긴 '구애'로 이미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나 다름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어서, 정치적 관심은 정운찬씨가 과연 정치권에 뛰어들까에서 이제는 파괴력이 어느정도에 미칠까로 바뀌고 있는 분위기다.
 
이재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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