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한진해운 미주노선 등 자산 매각 쉽지 않다"
해운업계 "한진해운 미주노선 등 자산 매각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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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한진해운

머스크·MSC가 인수하면 현대상선 '2M' 가입 불똥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최근 한진해운의 아시아·미주 노선 등 주요 자산 매각과 관련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오는 28일 마감되는 한진해운 미주노선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다.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14일 한진해운의 아시아·미주노선 물류 시스템과 해외 자회사 7곳, 컨테이너 선박 5척, 노선 담당 인력 등을 매각한다는 영업양수도 공고를 냈다.

현대상선이 미주노선 인수 예비입찰에 나서긴 했지만 본입찰에 참여할 지는 미지수다. 한진해운의 미주노선 점유율은 7%로 세계 6위지만,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이후 영업망이 무너지기 시작했고, 현재 현대상선이 보유한 미주노선과 차별화하기 쉽지 않아 매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특히 현대상선도 경영정상화가 시급한 상황에서 한진해운 자산을 인수할 여력이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한종길 성결대 동아시아물류학부 교수는 "현대상선이 자산을 인수할 자금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다"며 "국내 선사들 중 자산 인수에 나설 곳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 1, 2위 선사인 머스크와 MSC 등 글로벌 대형 선사들의 인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두 선사들은 지난달부터 한진해운 노선에 물류공백이 생기자 선박을 투입하며 한진해운 물량을 가져가고 있다.

이들이 한진해운 노선을 인수할 경우 현대상선의 2M 얼라이언스 가입도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2M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아시아·미주노선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현대상선과 접촉했지만, 인수에 나설 경우 현대상선에 대한 효용가치는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 교수는 "머스크와 MSC가 한진해운 자산을 사들이면 사실상 한국 해운업은 '아웃'"이라면서도 "법정관리 이후 가치가 하락한 한진해운 자산을 굳이 자금을 들여 살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두 선사로의 한진해운 인력 이탈이 이뤄지고 있는 것도 인수 참여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법원과 한진해운이 자산 매각을 서두르는 것은 자산 가치가 더 떨어지는 것을 막고, 이를 통해 채무를 갚는 데 사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법원은 오는 28일까지 한진해운 미주노선에 대한 인수의향서를 받은 뒤 31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는 기업에 예비 실사 기회를 줄 계획이다. 본입찰은 다음달 7일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 등 국내 선사들의 인수 가능성이 나오지만 만약 인수할 여력이 있다면 그 자금을 한진해운에 지원하는 게 맞다"며 "글로벌 선사들이 인수하면 한국 해운업 붕괴는 시간문제다. 이번 매각은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라고 꼬집었다.

한편, 한진해운 육원노동조합은 이날 "이번 영업권 양수도는 대한민국 해운의 핵심전략을 국가적 차원에서 지켜나가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우리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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