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수첩>보험과 이혼율의 상관관계
<기자 수첩>보험과 이혼율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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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 기자]<toadk@seoulfn.com>몇년전 생보협회는 단체보험 수령시 유족확인서를 의무화하는 등 약관개정을 통해 단체보험 운영방식을 개선한바 있다.

이같은 작업을 통해 사망사고 발생시 유족도 모르게 회사가 일방적으로 보험금을 편취하던 관행을 개선할 수 있게 돼 민원방지와 종업원 권익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보협회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러나, 요즘은 이와 반대로 본인이 사망하더라도 유족이 보험금이 있다는 사실이 알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경우는 다르지만 요즘 사망을 담보로 하는 보험에 배우자의 눈치를 보는 사람이 많아진 것 같다.
이유인 즉 이혼율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실 요즘 우리나라 이혼율이 30%를 넘어서면서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는 등 문제가 자못 심각하다.

세 쌍 중 한 쌍이 헤어진다고 하니 이것이 어디 남의일 같지 않은 것이, 요즘 사람들의 엄존하는 결혼관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사회현상의 파장이 보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한 보험사 간부를 만난 자리에서 그는 기자에게 보험에 들어놓은 것이 있냐고 물었다.
왜냐고 반문했더니 수익자를 신중히 생각하라는 조언 아닌 조언을 했다.

결혼하고 부부가 함께 꿈같은 결혼생활을 하는 와중에 보험에 가입할 경우 대부분 사망시 보험금 수익자를 배우자로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요즘 같은 시대에는 수익자를 변경해 보는 것도 고려해 봄직하다는 것이다. 세상살이가 워낙 야박스럽다 보니 시쳇말로 언제 헤어지는 일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자신이 이혼한 뒤 수익자를 변경하는 것을 혹시 잊었을 경우를 한번 상상해 보라는 것이다.

이혼후 각자의 삶을 살고 있는데 덜컥 병에 걸려 오늘 내일 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죽으면 나오는 돈 수억원이 이혼후 따로 살림을 차리고 잘 살고 있는 엉뚱한(?) 이들에게 지급된다고 생각하면, 땅속에서라도 울화병이 터질 노릇이 아니겠냐는 우스개 소리다.
하지만, 그는 자못 심각했다.

우스개 소리로 넘기기에는 우리주변에 이러한 일들이 실제로 종종 발생해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 말이 맞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 그 자신도 사실 아내 몰래 수익자를 변경했다고 고백했다.

원래 아내의 이름으로 돼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한다. 농담이 아닌 농담을 하며 씁쓸해 하는 그를 보면서 기자의 마음도 썩 좋지는 않았다.

배우자끼리도 못 믿는 사회가 되면서, 서로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은 물론 이것이 또 다른 보험범죄의 유형으로 전이돼 악용되지는 않을까 해서 말이다.
 
김주형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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