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發 '쇼크'에 제약·바이오株 '휘청'
한미약품發 '쇼크'에 제약·바이오株 '휘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장 예정 기업도 '노심초사'…"분위기 호전돼도 종목별 차별화"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기자] 지난 주말 국내 주식시장에 파문을 불러온 한미약품의 '늑장공시' 사태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제약·바이오주도 덩달아 타격을 받고 있다. 연일 내림세를 타는가 하면, 52주 신저가를 찍은 기업도 등장하고 있다. '한미약품 사태'가 제약업종 전반에 대한 불신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인데, 그 파장이 만만치 않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41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의약품지수는 전장 대비 3.97%(347.16p) 떨어진 8401.02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27일(9930.72) 이후 7거래일 연속 내림세다. 이 기간 동안 15.15%(1540.74p) 가량 추락한 상태다. 코스피에 상장된 48기업 가운데 상승 중인 종목은 단 한 곳에 불과했다.

▲ 연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의약품株(표=키움증권 HTS 캡쳐)

같은 시각 코스닥 시장의 제약지수 역시 전날보다 1.80%(124.46p) 하락한 6772.41에 머물렀다. 사흘 연속 내림세로, 이 기간 약 3.57%(250.78p) 빠졌으며, 상장된 기업 66곳 중 62곳이 약세로, 하락 우위 국면을 보였다.

코스피시장에서 한미약품을 비롯한 제약·바이오주는 닷새 연속 일제히 내리막을 타고 있다. 이날 현재 한미약품의 주가(42만2000원)는 늑장공시 파장이 일기 전날인 지난달 29일(62만원) 대비 무려 31.9%(19만8000원) 급감했다. 52주 신고가를 터치했던 지난해 11월10일(87만7000원) 대비 반토막 이상 곤두박질쳤다.

같은 기간 JW중외제약과 영진약품은 각각 31.20%, 17.11% 미끄럼을 탔고, 이외에도 △바이오리더스(-14.26%) △안트로젠(-14.20%) △바디텍메드(-12.71%) △종근당(-12.50%) △보령제약(-10/16%) △대원제약(-2.31%) 등도 뚜렷한 하락 흐름을 보이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 중 안트로젠과 바디텍메드는 장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정보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의 제넨텍 계약으로 제약바이오 투자 심리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무색하게 R&D(연구개발) 투자 확대에 따른 어닝모멘텀 약화와 신약개발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당분간 업종지수는 부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미약품 사태로 촉발된 파장은 아직 증시에 발을 들이지 못한 제약·바이오 관련 기업들에게까지 퍼질 거란 우려도 나온다. 이번 논란이 지속돼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상장 기업들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연내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는 제약·바이오 기업은 대략 10여곳 안팎이다. 하반기 IPO(기업공개) 시장의 '대어'(大魚)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4일 증권신고서를 제출, 본격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JW생명과학도 별다른 하자가 발견되지 않아 거래소로부터 상장 적격 통보를 받고 이달 말 코스피 입성을 앞두고 있다.

이외에도 △코오롱제약 △하나제약 △아스타 △신라젠 △바이오솔루션 △CJ헬스케어 등도 올해 안에 증시 진입을 앞두고 있거나,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하지만 한미약품 사태로 이들 기업의 행보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하반기 들어 부진 흐름을 보이는 공모주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투심을 더 얼어붙게 하는 또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한미약품 사태가 불거지면서 관련 업계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있지만, 점진적으로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임상 후기단계에 있거나 실적 개선주 중심으로 주가가 상승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결국 개별종별 기업 이미지와 실적에 따라 주가는 제자리를 잡아갈 것이라는 지적이다.

노경철 S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들어 제약·바이오 업종의 주가는 사드배치와 IT 및 대형주 랠리 등과 함께 최근 한미약품 사태로 하락폭이 더욱 커졌지만, 이제 바닥권을 형성한 것으로 본다"고 판단했다.

노 연구원은 "향후 제약·바이오 업종은 글로벌 임상의 후기단계에 있거나 실적 개선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기업 중심으로 매력적인 주가 상승이 이루어질 전망"이라며 "이러한 기업들에 대한 매수는 현재가 적기"라고 진단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