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거래소 이사장 인사 '반전은 없었다'
[초점] 거래소 이사장 인사 '반전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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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해제 별도 절차 없이 의사결정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낙하산 인사'로 진통을 겪었던 한국거래소의 차기 이사장으로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선임됐다. 언론과 야당, 거래소 노조 측의 거센 반대가 있었지만 반전은 없었다.

30일 거래소는 오후 4시 서울 신사옥 1층 아트리움홀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주주들의 승인을 받아 정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차기 이사장으로 신규 선임했다. 거래소가 지난해 공공기관에서 해제됨에 따라 올해는 별도의 추가 절차 없이 주총을 통한 의사결정 만으로 이사장 선임이 가능하다.

◇ 일사천리 주총…증권사 대다수 위임장 제출

자본시장의 수장을 결정하는 중요한 자리임에도 이날 주총은 고작 10분 안팎의 짧은 시간 동안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통상 거래소 지분을 보유한 주주들은 주총에 참석해 거래소 후보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 후보들 중 투표를 통해 차기 이사장을 선임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대표들이 직접 참석하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직원에 의결권을 위임한다.

현재 거래소 주주 명단에는 작년 말 기준 국내외 증권사 27사와 선물사 6사, 중소기업진흥공단, 금융투자협회, 한국증권금융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다만, 이번 주총은 지난 2013년 때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정 신임 이사장이 거래소 후보추천위원회에 의해 후보로 단독 추천됐기 때문이다.

이에 거래소 주주들은 정 신임 이사장에 대해 찬성 또는 반대로만 투표하는 등 제한적인 의결권 행사가 가능했다.

물론 주주들은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는 대신 거래소 측에 의결권을 위임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거래소 측은 거래소에 위임장을 낸 주주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 한국거래소노동조합이 30일 거래소 서울 신사옥 1층 아트리움홀에 마련된 임시주주총회 앞에서 '낙하산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거래소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사진 = 차민영기자)

◇ 노조 반대투쟁 지속 의지 밝혀

거래소 노조는 정 신임 이사장 선임 결정에도 불구하고 낙하산 저지를 위한 투쟁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정부에 자본시장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만일 정부와 연관이 있는 금융권 인사가 자본시장의 수장 격인 거래소 이사장 자리에 앉을 경우 정부에 보여주기식 정책이 뒤따를 것이란 우려에서다.

특히 이후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한국예탁결제원 등 많은 금융기관 기관장 선임이 이어질 예정인 만큼 거래소 이사장부터 '막아야 한다'는 다급함이 깃들어 있다.

앞서 노조는 이날 주총이 열리기 직전인 오후 2시부터 긴급 임시조합원 총회를 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진행했다. 사실상 부분파업 시도로 풀이된다.

거래소 노조는 전날 성명서를 통해 "이번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전면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만약 노조가 실제로 전면파업에 돌입할 경우 이는 자본시장 최초 사태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기 거래소노조위원장은 이날 주총장 앞에서 노조 회원들을 결집하고 투쟁 의지를 다졌다.

한편, 이후 거래소 노조는 법적 투쟁을 비롯해 전면파업 등 다양한 투쟁 방향을 고려할 방침이다. 다만 현재로선 구체적 일정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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