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의 '16배'… 카드·캐피탈, 고금리대출로 실적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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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대출금리 '20%대'…여전사, 상반기 순익 2천억↑

[서울파이낸스 박윤호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1.25% 사상최저 수준을 이어가고 있지만 카드사와 캐피탈사들의 평균 대출금리는 여전히 20%대를 유지하고 있어 '고금리 장사'라는 비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낮아진 조달비용을 대출금리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으면서 여신전문업계의 실적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27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지속된 저금리 기조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 카드사와 여신전문금융사 모두 기대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다.

먼저 카드업계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 9487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1조877억원)대비 12.8%(1390억원) 감소했지만,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여파를 감안하면 전년동기대비 1000억원 이상 이익이 증가했다. 앞서 금융당국이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발표할 때 나온 예상치는 연평균 6700억원 수익 하락이었다.

73개 할부금융·시설대여업자 등 여신전문금융사(이하 여전사)도 수익 증가세를 이어나갔다. 여전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9597억원으로 전년동기(7630억원)대비 25.8%(1967억원) 증가했다.

이들의 순이익이 1000억원 이상 증가한 이유는 한국은행이 연이어 금리를 낮추면서 조달비용이 낮아졌지만, 대출금리에는 이를 반영하지 않아 대출 수익이 급증한 영향이다. 실제 대부분 카드사와 캐피탈사 모두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20%가 넘는 고금리 대출을 하고 있었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카드사별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 평균금리는 현재 삼성카드가 25.46%를 보여 대부업 최고금리인 27.9%와 큰 차이가 없었다. 이어 △우리카드 24.50% △하나카드 24.44% △신한카드 24.12% △현대카드 22.52% △롯데카드 22.15% △BC카드 21.48% △KB국민카드 21.30 등을 기록해 높은 수준을 보였다.

캐피탈사도 평균 대출금리가 크게 높았다. 아프로서비스그룹 계열사인 오케이캐피탈(구 한국씨티그룹캐피탈)의 평균 대출금리는 24.68%로 집계돼 가장 높았다. 이어 △하나캐피탈 21.92% △JT캐피탈 21.20% △현대캐피탈 20.98% △JB우리캐피탈 20.88% △아주캐피탈 20.65% △롯데캐피탈 20.48% △BNK캐피탈 20.18% 등 모두 20%를 넘는 높은 금리로 대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B캐피탈(19.93%)과 NH농협캐피탈(19.77%), 애큐온캐피탈(18.84%) 등도 평균 대출금리가 20%에 달했다.

특히, 이들은 우량고객에 속하는 신용등급 1~3등급에게도 평균 10%대 중반의 높은 고금리 대출을 적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한 등급의 시중은행 마이너스대출 금리가 연 3~6%라는 점을 감안할 때 매우 높은 수준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금융사들이 금리를 낮췄다곤 하지만 불경기 때 소비자들에게 신용등급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보이지 않게 이율을 높게 책정하는 것이 금융권의 생리"라며 "저금리 기조에도 높은 금리 정책을 유지해 과도한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철저한 감독·모니터링에 나서야 할 금융당국은 이들의 이익 유지를 위해 소극적인 움직임을 취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금융사가 낮은 조달비용으로 폭리를 취하는 것이 아닌지 적극 개입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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