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돈 없는 서민 "두 번 울렸다"
HSBC, 돈 없는 서민 "두 번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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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만원 예금 '빈축' 억지 해명 ...국내銀조차 "도매금으로 욕먹는다"
SC제일銀 '꺾기'-씨티행장 발언등 외국계 상혼 '過度'   
 
[이재호 기자]<hana@seoulfn.com> 외국계 은행들이 수익성에 집착한 영업행태로 빈축을 사고 있다. '디마킹 전략'이 도를 넘어 서민들의 마음을 서글프게 하고 있다는 비판여론이 높다. 특히,  영국계 HSBC의 경우, 지나친 상혼으로 불과 한 나절 동안 돈 없는 서민을 두 번 울렸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HSBC는 다음달부터 원화 정기예금 최저 가입액을 3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무려 10배나 일시에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또, 부분 인출이 가능한 자유 정기예금의 최저 가입액도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릴 예정이다.
HSBC의 이 같은 방침은 공익성을 외면하고, 수익성이 높은 고액예금만 받겠다는 것이어서 일반 고객은 물론, 국내은행들로 부터도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특히, HSBC는 홈페이지를 통해 원화 정기예금 최소 예치 금액 상향 조정에 예치한도 상향조정 일정만 공지했을 뿐, 이유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 
 
특히,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HSBC는 이날 오후 급히 언론사에 해명성 자료를 배포하는 등 '불끄기'에 나섰지만, 뒤 늦게 나온 해명자료가 서민들의 마음을 누그러뜨리기 보다 되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어서 문제가되고 있다. 

HSBC는 자료를 통해 "3천만원 이하의 예치금을 가진 고객은 1일 출시된 다이렉트 뱅킹 서비스인 'HSBC 다이렉트'를 통해 자유롭게 입출금을 하면서, 시중 보통예금보다 높은 이율을 누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HSBC 다이렉트'의 금리는 연 3.5%. 이는 정기예금 만기 1개월 짜리 3.9%나 3개월 4.1%, 1년 4.5% 등에 비해 이율이 낮을 뿐아니라, 이자소득세율도 세금우대가 되는 정기예금의 9.5%보다 높은 15.4%가 적용되기 때문에 '눈가리고 아웅식'의 변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성격자체가 다른 정기예금과 보통예금을 비교하는 것 부터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HSBC의 상혼에 대한 의구심만 증폭시키고 있다.
현재 ‘다이렉트 서비스’로 이용 가능한 상품은 저축예금뿐. 따라서, HSBC가 정기예금에는 돈이 되는 고객만 유치하고, 소액 고객들은 ‘다이렉트 서비스’로 유도하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HSBC측은 "앞으로 ‘다이렉트 서비스’를 통해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의 종류를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이제는 이를 곧이 곧대로 믿을 사람이 흔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한도조정은 차치하고 무성의한 해명이 서민을 얕보는 것 아니겠느냐는 비난여론과 함께, 일각에서는 "HSBC가 서민을 두번 울렸다"고 혹평하고 있다.

특히, HSBC는 지난해말 금융당국이 부동산 시장 안정과 유동성 흡수를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죄자, 경쟁은행(국내은행)들의 정문에서 출근하는 은행원들을 상대로 대출영업을 해 국내은행들로 부터 이미 미운 털이 박힌 터여서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더더욱 곱지 않다.   
 
이 보다 앞서, 또 다른 영국계인 SC제일은행도 지난해 모텔 운영업자 등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려운 특수여신 거래 대상자 653명에게 대출을 해주며 '꺾기'를 통해 3억420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해 금감원으로부터 개선명령을 받았다. SC제일은행은 또, 홈페이지에 대출 상품의 변경이자율을 게시하지 않아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개선명령도 받았다.

한편, 지난주 연임에 성공한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회적 분위기를 무시한 '집 값 소신 발언'으로 네티즌들로 부터 질타를 받기도 했다.
문제가 된 하 행장의 발언은 우리나라의 집값이 소득대비 높은 편이 아니라는 게 요지.
이에대해, 네티즌들은 "소매금융(가계대출)으로 실적을 올리려고 부추기는 것"이라며 "외국계 은행장으로서 지나치게 상업적인 의도를 풍기는 발언"라고 꼬집었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들어 은행들의 공공성 외면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광범하게 형성되고 있는 싯점이어서, 이들 외국계은행들의 영업마인드와 영업행태를 바라보는 시선은 더욱 따갑다.    

일부 은행들 때문에 모든 은행이 도매금으로 비난받는 것을 염려하는 분위기마저 느껴질 정도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들은 일반적으로 기업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사회공헌활동은 체계적이고 장기적으로 잘 운영하고 있는 편"이라며 "그런데, 수익성이 낮은 소액예금은 타은행에 떠 넘기고 고액예금만 받으려는 처사는, 정작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잊어버린 잘못된 행태"라고 비난했다.
 
이재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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