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중국산 휘발유·경유 수입…정유업계 영향은?
내년부터 중국산 휘발유·경유 수입…정유업계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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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현대오일뱅크

국내업체 고도화설비로 가격경쟁력 갖춰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중국산 휘발유 및 경유가 내년부터 국내에 들어올 수 있게 되면서 국내 정유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미 국내 석유제품 시장이 개방돼 있는데다, 국내업체들 대부분이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산 수입이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중국에서 생산되는 휘발유와 경유에 대한 품질기준이 한국과 같은 수준으로 강화될 예정이다.

현재 중국에서 생산되는 휘발유와 경유에 대한 황 함유량 규제 기준은 50ppm 이하이지만 내년 1월부터는 10ppm으로 낮춰지게 된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휘발유와 경유는 10ppm 수준에 맞춰져 있다. 10ppm 이하는 거의 무황수준을 말하며,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동안 중국의 황 함유량 기준이 국내보다 높아 통관 자체가 불가능했지만 내년부터는 얼마든지 수입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산 경유가 국내에 수입되면 가격경쟁력을 통해 내수시장을 위협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국내 정유업계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정유사 관계자는 "환율과 운송비 등을 고려하면 중국산이라고 해서 가격이 싸지 않다"며 "국내 정유사들이 국제거래가격과 원가 등을 고려해 내수시장을 관리하고 있어 중국산이 정상적으로 들어온다면 가격 차이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국내산의 경우 인프라가 갖춰져 있기 때문에 똑같은 선에서 출발하면 경쟁력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수입 석유제품에 대해 개방돼 있다. 수입 대부분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산 석유제품이 들어오고 있지만, 국내 정유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이미 내수시장은 공급과잉인 상황이고, 정유사들이 고도화시설을 통한 원가절감을 이뤄 가격 및 제품경쟁력을 갖춘데 따른 것이다.

실제 정유업계는 값싼 원료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고도화설비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고도화설비는 정제하고 남은 벙커C유를 원료로 휘발유, 등유, 경유 등 석유 제품을 생산하는 정유 설비다.

특히 현대오일뱅크는 2014년 설비개조를 통해 36%였던 고도화비율을 지난해 39.1%로 끌어올렸다. 이어 GS칼텍스(34.9%), SK이노베이션(23.7%), 에쓰오일(22.1%) 순이다.

정유사로부터 제품을 공급받는 주유소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정유사 상표를 단 폴 주유소는 대부분 해당 정유사와 전량구매 계약을 맺기 때문에 공급처를 바꾸기는 쉽지 않다.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는 "무폴 주유소나 알뜰주유소는 자유롭게 공급처를 바꿀 수 있지만 가격차이가 없는 상황에서 바꿀 이유는 없다"며 "현재 정유사의 생산물량이 내수물량보다 많아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산 수입은 과점형태인 정유시장의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면서도 "실질적인 가격 인하는 경쟁이 아닌 유류세 및 주유소 카드수수료율 인하에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제 석유제품가격과 연동되기 때문에 중국산이라고 해서 가격이 낮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오히려 중국의 석유제품에 대한 환경기준 강화는 국내 정유사들의 중국 수출과 국제경쟁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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