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리뷰] 美 연준 멤버들의 '이말 저말'…투자자들 '헷갈리네'
[마켓 리뷰] 美 연준 멤버들의 '이말 저말'…투자자들 '헷갈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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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추석 연휴 직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시장 내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 인사들이 9월 FOMC 전 마지막 연설에서 금리인상 시기와 관련해 서로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현지시각) 미국 방송 CNBC 등에 따르면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전날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 연설에서 "고용시장 추가 성장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완만하고 점진적일 것"이라며 "선제 긴축 정책 근거가 강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준 총재도 미국 경제방송인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에 빨리 나설 이유가 없다고 평가했다.

비둘기파적 기조를 보이는 두 연준 인사의 발언은 최근 매파적 기조를 나타낸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의 발언과 정반대되는 주장이다. 9월 금리인상 여부를 두고 첨예한 의견 대립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로젠그렌 총재는 이보다 앞서 지난 9일(현지시각) 미국 매사추세츠 연설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너무 늦추는 것은 부동산 시장 등 일부 자산시장이 과열될 위험을 증가시킨다"며 "지금까지 발표된 경제지표를 볼 때 통화정책을 점진적으로 정상화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연준 내부 인사들의 이같은 엇갈린 주장은 시장 참가자들의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 세계적인 투자은행(IB)인 골드막삭스도 예외는 아니다.

이날 미 경제전문채널 CNB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브레이너드 이사의 시카고 연설 이후 미국 연준의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종전 40%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연준이 긴축정책을 펼 준비가 됐다는 분명한 징후가 관측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잔 하치우스(Jan Hatzius)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투자 노트에서 "시그널(신호)가 없다는 건 의미있는 일"이라며 "만일 (9월 인상) 가능성이 있다면 위원회는 분명 시장이 금리인상을 기대하게끔 만들기 위한 노력을 펼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잔 하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FOMC의 의중에 포함된 변동성으로 인해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현재 수준보다 더 낮출 수 없다고 부연했다. 다만, 이후 12월 금리인상 가능성만 30%에서 40%로 10%p 상향 조정했다.

글로벌 증시 역시 일희일비하는 모습. 실제로 미국판 코스피지수라 할 수 있는 다수존스 30 산업지수는 지난 12일(현지시각) 개장 직후 1만8028.95까지 내려갔다가 장중 상승 반전해 1만8324.25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하루 새 무려 2%에 가까운 상승세를 나타낸 것이다.

이와 관련해 증시 전문가들은 연준 인사들의 발언에 따른 충격에 일일이 대응하기 보다 연준 인사들의 의중을 읽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브레이너드 이사의 완화적 코멘트는 매파들의 코멘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비둘기파와 매파의 차이는 단기 금리인상에 힘을 주느냐, 장기로 느린 금리인상을 강조하느냐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즉 금리인상이 9월이든 12 월이든 연내 금리인상은 있을 것이고, 이후엔 매우 점진적일 것이란 뜻"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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