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 가계빚 부담 '경고등'…"집값 급락 위험 증대"
베이비붐 세대, 가계빚 부담 '경고등'…"집값 급락 위험 증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계부채 주요 이슈와 정책과제' 포럼"주택연금 활성화 등 대책 시급"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최근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가계부채 규모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60 이상 고령층의 빚 상환 부담이 빠른 속도로 치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부동산 자산 비중이 높은 노령층이 가중되는 부채 부담으로 주택 처분에 나서게 될 경우,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는 등의 공급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손정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8일 금융위원회·한국주택금융공사가 주최한 '가계부채 주요 이슈와 정책과제' 포럼에서 "우리 가계부채의 가장 큰 리스크 분야는 빠른 고령화 속도"라며 "일본처럼 우리도 소득이 급격히 줄어드는 고령층이 부동산을 매각해 생활자금을 마련하거나 부채를 상환하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놨다.

전체 가계부채의 23%는 60세 이상의 노령층이 차지하고 있다. 60대 이상의 원리금 상환부담도 지난 2012년 20.1%에서 지난해 32.8%로 전 세대 중 가장 빠르게 상승했다. 이같은 노령층의 보유 가구 수는 435만호 달하며, 이중 한계가구 비율은 17.5%로 추산된다. 노령층 한계가구가 주택 매각에 나선다고 가정할 경우 80만호의 물량이 주택시장에 나오게 되는 것이다.

손 위원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아파트 분양물량이 예년에 비해 22만호 정도 늘어나면서 공급과잉 우려가 나온다"며 "노령층 주택이 일시 몰리게 되면 최근 초과공급 분양 물량의 3~4배가 시장으로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손종칠 한국외대 경제학부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소득대비 원리금 상환 비율이 30%를 넘어가는 과다부채가구 중 60% 가량이 51세 이상 중고령 가구로 나타났다. 51~65세는 전체 과다부채 가구이 34.7%, 65세 이상은 24.3%를 각각 차지했다.

고령화가 진전으로 생산가능 인구가 축소하면서 노령층이 대거 주택 매각에 나서더라도 시장이 흡수할 수 있는 수요 여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주택을 주로 구매하는 35~54세 가구수는 지난 2003년 이후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2015년부터 2019년 사이에는 역대 최대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손 교수는 "베이비붐 세대에 해당하는 51~65세에 과다부채 가구가 집중돼 있다"며 "은퇴 후 무리한 창업에 나서면서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을 늘리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제도를 활성화해 일정한 노후 소득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도 "고령층의 연령별 자산을 보면 실물 비중이 85% 수준으로 미국(51%) 등에 비해 절대적으로 높다"며 "이는 금융부채 축소과정에서 주택시장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만큼 고령 저소득층의 주택연금 가입 등을 유도해 채무상환 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