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집값상승 우려 현실로…8.25대책 역풍 조짐
[초점] 집값상승 우려 현실로…8.25대책 역풍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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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 최대폭 상승
투기수요 확산…"내집마련 수요만 혼란"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정부가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위해 8.25대책을 내놨지만 부동산시장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는 모습이다. 가계빚은 잡지 못한채 집값 상승만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될 조짐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앞서 정부는 주택시장의 안정적인 관리와 가계부채의 건전성 확보를 위해 '8.25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올해 LH공공택지 공급물량을 지난해 대비 58% 수준으로 감축하고, 내년 물량도 수급여건 등을 고려해 추가로 감축을 검토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를 통해 정부는 주택공급을 적정선으로 유도해 가계부채 총량을 줄이겠다는 계획이지만, 시장 수요자들에게는 공급 감소가 곧 희소가치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이미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의 재건축과 분양시장의 경우 매도자가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높이고 있는 등 투기시장으로 변질되고 있는 모습이다. 8월 5주차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도 0.2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주(0.19%) 변동률을 뛰어 넘은 것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 사진=서울파이낸스

8.25대책 발표 다음 날 청약에 들어간 강남 개포주공 재건축 아파트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경우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평균 100.6대1, 최고 1381대 1의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개포주공3단지의 분양성공으로 기대감이 커진 개포주공1단지 전용면적 35.64㎡형은 1월 6억4000만원에서 8월 8억6500만원으로 7개월만에 35%(2억2500만원)나 올랐다.

9월 분양시장도 아랑곳 않는 분위기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9월에는 전국 74곳에서 4만5641가구가 공급된다. 이는 지난 달 분양실적 2만7448가구보다 66.3% 증가한 물량이다. 또, 지난해 동월(3만6399가구)보다 25.4% 늘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8.25대책의 핵심은 주택분양과 건설 자체에 대한 규제보다는 돈줄을 틀어막겠다는 것인데 시장은 오히려 가격상승 요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정부가 섣부르게 대책을 발표하면서 집주인과 내집마련 수요자들에게 혼란만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 5일 가계부채 문제를 관리하기 위해 모니터링을 대폭 강화하고 8.25대책의 후속조처를 앞당겨 추진하기로 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주택경기가 경착륙하는 것은 경기 전반에 바람직하지 않을 뿐 아니라 금융 쪽에서도 가계부채의 건전성 훼손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며 "분양권 전매나 집단대출 관리 강화 같은 수요측면 대책은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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