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청산 가능성 고조' 한진해운…법정관리 후 어디로?
[초점] '청산 가능성 고조' 한진해운…법정관리 후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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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한진해운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는 회생이 아니라 청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전 세계 항만의 흩어져 있는 선박은 압류돼 운항이 중단되고, 장기계약을 맺은 화주들을 잃어버리게 된다. 해운 얼라이언스 내에서도 퇴출된다."

한진해운에 대한 법정관리가 결정되는 순간 예상되는 시나리오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이날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어 법정관리 신청 여부를 논의할 전망이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청산절차가 유력시 되고 있다. 법원의 판단 기준은 '향후 영업을 통해 매출 증대와 이익을 낼 수 있는지' 여부다. 해운업 특성상 위 시나리오대로 흘러간다면 사실상 '손발'이 묶이는 것이기 때문에 영업 자체가 불가능하다.

법정관리와 동시에 그동안 한진해운에 밀린 대금을 받기 위한 채권자들의 추심이 강하게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항만 및 관련 업체 미지급금이 약 6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금융권 부채도 2조원에 이르는 등 회수불능 채권 규모가 3조원 정도로 알려졌다.

밀린 대금을 갚아야만 영업 활동을 재개할 수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지적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진해운의 해운 얼라이언스 퇴출은 더욱 심각하다. 글로벌 선사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선박으로만 전 세계 기항지를 운항할 수 없기 때문에 얼라이언스를 통해 영업을 벌인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가 파산을 선고 받으면 내년 4월부터 활동할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에서 퇴출당한다. 글로벌 영업은 사실상 이뤄질 수 없다.

이에 따른 화주들의 피해도 보전해 줘야하는 입장에 처해진다. 현재 한진해운의 화주는 80여 개국의 1만6400여곳에 이른다. 선주협회는 140억달러 규모의 화물클레임이 발생하고, 그동안 쌓아온 장기계약 화주를 한꺼번에 잃어버려 이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분석한다.

▲ 자료=한국선주협회

한진해운은 100여척의 컨테이너선, 11개의 터미널, 23개의 해외현지법인, 100여개의 영업지점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1위이자 세계 7위의 원양선사다.

전 세계 90여개 항만을 연결하는 74개의 서비스 노선을 구축하고 있어 한진해운의 청산이 한국 해운산업 자체가 붕괴되는 것은 물론, 조선업, 항만업 등 연관산업의 타격도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수출입기업의 물류비용이 연간 4407억원이 추가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종길 성결대 교수는 "한진해운이 벌어들이던 외화수입 자체가 없어지기 때문에 무역수지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며 "글로벌 서비스를 못하면 부산항 물동량이 줄고, 그에 따른 대규모 실업자 발생도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 현대상선과의 합병론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산업은행 측은 "지금까지 전혀 생각해 본적이 없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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