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현대車…자동차업계 '하투' 매듭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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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무분규 타결…현대차, 잠정합의안 도출
기아·한국지엠 강경대응…추석 전 타결 가능성

[서울파이낸스 정수지기자] 국내 완성차업계가 임금협상 불발에 따른 노동조합의 파업에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일부 노사가 잇따라 뜻을 모으며 하투(夏鬪)를 마무리 짓고 있다. 특히 노동계의 이목이 집중된 현대자동차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도출, 타결 수순에 접어들면서 도미노 타결에 힘이 실리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노사는 24일 울산공장 아반떼룸에서 열린 20차 본교섭에서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냈다. 합의안에는 △임금 5만8000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33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및 주식 10주를 지급 등이 담겼다. 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 결과는 27일 발표한다.

▲ 26일 오전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노조원들이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해 찬반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성과급은 통상임금 기준이며 격려금을 포함한 전체 임금 지급 규모는 1인당 18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올해 합의한 임금규모는 최근 3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2012년에는 역대 최대인 임금 9만8000원 인상,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500%+960만원 지급에 합의한 바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환경에 대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과거와 같은 과도한 임금 인상을 자제하고 성과금 또한 축소하는 결과를 도출했다"며 "파업 장기화에 따라 부품업체와 지역경제 등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사가 어렵게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는 노조의 승진거부권, 일부 직군의 자동승진제, 해고자 복직 등 인사 경영권 관련 요구에 대해서는 '수용불가' 원칙을 분명히 했다.

또, 임금피크제 확대시행 방안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키로 했다. 회사 측이 제안한 핵심 사항인 임금피크제를 노조가 끝내 반대하면서 철회했기 때문이다.

쌍용자동차는 지난 5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지난달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잠정합의안이 61%의 찬성률로 가결되면서 7년 연속 무분규 임금협상을 타결했다.

주요내용은 기본급 5만원 인상이며 별도 합의사항으로는 생산 장려금 400만원, 고용안정을 위한 미래발전 전망 협약 체결 등이 포함됐다. 미래발전 전망 협약서에는 쌍용차의 미래발전과 직원의 고용안정을 위한 중장기 제품 개발계획, 회사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신시장 개척 등의 내용이 담겼다.

특히 이번 협상은 올해 1월 노·노·사 합의에 따른 후속조치로 복직된 희망퇴직자 및 해고자 등이 참여해 지난해 10월 새롭게 출범한 제13대 노조와 쌍용차 임직원 모두가 함께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반면 기아자동차 노사는 지난 6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임금협상에 돌입했지만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결국 노조는 교섭 결렬을 선언, 지난달 9일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파업을 확실시했다.

노조는 전날 열린 10차 교섭에서 사측이 새로운 안을 제시하지 않아 이날 오전 11시부터 3차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광주, 소하리, 화성 공장 등 5개 지회 노조는 내달 2일까지 부분파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기아차 노조는 금속노조 공통 요구안인 기본급 15만2050원 인상과 전년도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사측은 임금피크제 도입과 임금체계 개선 등을 요구하면서 좀처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달 11일 임단협을 시작한 이후 노사가 순조롭게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노조 측은 기본급 7만5000원 인상과 SM6 성공 성과금, QM6 출시 격려금 등을 요구했으며 회사 측도 이르면 내주 협상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회사는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 등에 대비해 호봉제 폐지, 임금피크제 도입 등에 합의하고 무분규 임금협상을 타결했다.

한국지엠주식회사 노조는 지난달 7일 조합원 찬반투표로 끝내 파업을 가결하면서 부분파업은 물론 협상이 끝날 때까지 잔업과 특근 거부를 선언했다.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 규모는 9000대에 달한다.

노조는 기본급 15만2050원 인상, 성과급 400% 지급, 공장별 미래발전방안 제시 등을 요구하며 지난 23일까지 사측과 28차례 교섭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사측은 기본급 7만원 인상, 성과급과 격려금 800만원 지급 등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가장 난항이 예상됐던 현대차 노사가 합의안을 도출한 만큼 업계 전반적으로 빠른 시일 내 합의점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며 "장기 파업은 누구보다 노사에게 치명적이기 때문에 정상 경영을 위해서라도 서로 양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부분 추석 전 타결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이달 안팎으로 대부분 업체가 타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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