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시장 판도가 바뀐다
카드시장 판도가 바뀐다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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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국민카드 흡수합병 결의
국민은행이 자회사인 국민카드에 대한 흡수합병을 공식 선언, 지난 2년여를 끌어온 카드부문 통합 문제에 종지부를 찍었다. 업계는 카드시장 구조조정의 전기(轉機)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반기는 분위기며 시장은 80조원의 카드채중 15%를 차지하는 국민카드채가 금융채로 전환돼 카드업계 유동성 위기에 다소 ‘숨통’이 트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업계 3위인 국민카드가 국민은행과 합쳐지면서 회원수, 이용액 측면에서 명실공히 1위로 뛰어올라 삼성, LG 등 재벌계 중심의 카드 시장에서 은행계가 주도권을 잡는 판도 변화가 전망된다.

더욱이 국민카드는 낮은 조달금리를 십분 활용, 수수료 차별화 등 ‘정면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돼 귀추가 주목된다.


▶구체적 합병 방식은?
국민은행은 지난달 30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소규모 합병’으로 국민카드를 해산한다고 밝혔다. 합병기일은 오는 9월 30일. 합병비율은 국민카드 1주에 국민은행 보통주 0.442983주로 산정됐다. 또 법인은 사라지지만 국민카드를 중심으로 통합할 방침이다.

이는 자율적 마케팅이 무엇보다 중요한 카드업의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즉, 일반적으로 은행 카드사업부보다 마케팅력에서 상대적 우위를 보이는 국민카드의 장점은 살리고 대리점, CRM 및 IT 등 중복 투자요인을 없애 비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것.

국민카드 중심의 통합인 만큼 BC카드 회원은 단계적으로 국민카드로 전환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BC카드 회원을 국민카드로 전환시킬 것”이라며 “국민카드의 기본적 인프라와 업무시스템 및 조직 등에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BC회원의 국민카드 전환은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BC카드의 현 프로세싱 업무를 맺고 있는 BC카드사와의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고 옛 주택 및 국민은행이 각각 동남, 대동은행을 인수한 이후에도 이들 카드에 대한 업무를 아직까지 지원하고 있기 때문.


▶유동성 위기 ‘숨통’
무엇보다 이번 합병은 카드업계 유동성 위기를 타파할 ‘돌파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카드업계는 국민카드가 은행에 흡수되게 되면 12조원에 달하는 국민카드채가 금융채로 전환돼 투신, 은행, 보험사들의 자금부담을 덜 것으로 전망했었다.

동원증권 배현기 애널리스트는 “카드채 80조원중 15%를 차지하는 국민카드채 12조원이 은행채로 전환되면 삼성, LG등 대형사 카드채 수익률 및 시장유통에도 파급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이들 3사의 발행규모가 전체 카드채의 60% 이상이어서 낙관적 전망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 회원수 기준 업계 1위
국민은행은 업계 3위인 국민카드와의 합병을 통해 명실공히 카드시장의 강자로 떠 올랐다.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이번 합병으로 은행 및 카드업계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 3월말 기준 국민 BC카드와 국민카드를 합친 회원수와 이용액은 각각 2천25만3천명, 104조4천870억원. 중복회원을 제외하더라도 삼성(1천500만명), LG(1천437만명)보다 앞선다.

이와 함께 국민카드는 낮은 조달금리를 강점으로 파격적인 수수료율을 내세운 ‘정면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돼 재벌계를 긴장시킬 것으로 보인다.
한화증권 임일성 애널리스트는 “3월말 기준 국민카드 이자성 부채 15조6천700만원의 조달금리는 6.21%이나 이를 5%의 국민은행 은행채로 대체할 경우 연간 1천900억원 정도의 비용을 감소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뿐만이 아니라 양 재벌계 카드사가 이끌었던 카드시장을 은행계가 주도권을 잡으면서 카드시장 판도가 송두리째 바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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