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인당 부채 2500만원…빚 느는데 소득 '제자리'
국민 1인당 부채 2500만원…빚 느는데 소득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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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경제적 위험 커져…소득여건 개선 시급"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우리 국민의 전체 가계빚 규모가 125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1200조원선을 뚫고 올라온지 불과 반년 만이다. 중앙은행이 사상 최저수준의 저금리 기조로 경제 회복세를 지원한 여파다.

문제는 가계소득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계부채와 함께 가중되는 빚 상환 부담이 가계의 소비 여력을 제약해 우리 경제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2분기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 2분기말 가계신용 잔액은 전분기대비 33조6000억원 늘어난 1257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잔액 기준 사상 최대치는 물론, 증가폭도 역대 두 번째로 크다.

가계신용은 은행이나 2금융권 등 예금취급기관에서 받은 대출과 신용카드 사용액 등을 포함해 가계가 떠안고 있는 빚의 규모를 나타내는 지표다.

2분기 가계신용 잔액을 우리 국민의 수인 5000만으로 나눠보면 1인당 약 2500만원 가량의 빚을 떠안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지난해 2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1131조5000억원 수준이었다. 단 1년 만에 125조8000억원이나 불어난 것이다.

특히 2분기에는 신용대출과 2금융권 대출 등 상환 부담이 큰 고금리 대출이 크게 늘어났다. 정부가 가계대출 급증세를 우려해 예금은행에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면서 비은행예금기관의 2분기 가계대출만 10조4000억원 늘었다. 이 역시 사상 최대치다. 은행권과 비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액도 9조9000억원에 달한다.

반면, 2분기중 가계의 평균 소득은 1년 전과 비교해 0.8% 증가하는데 그쳤다. 물가상승률을 배제한 실질소득으로 따져보면 지난해 2분기와 동일한 수준에 머물렀다. 1분기에도 0.8%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가계의 지갑도 갈수록 얇아지고 있다.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지출은 지난해 동기와 같았고, 세금과 보험료 등을 뺀 소비지출은 물가상승률을 배제하면 오히려 0.9%가 줄었다. 가구의 2분기 평균소비성향도 70.9%에 그쳐 2003년 통계 편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소득과 소비가 위축된 가운데 부채는 빠르게 증가하는 점은 이자와 원금 상환 부담을 늘려 가계의 소비심리를 억누를 수 있다. 부채에 취약한 한계가구의 부실 우려도 가중되는 상황이다.

▲ 자료=한국은행

한은은 지난 6월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가계부채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경기활성화를 통한 소득여건 개선이 지연될 경우 가계부채 상환부담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처분가능소득대비 가계부채는 지난 3월말 기준 145.6%로 2015년 9월말(140.7%)에 비해 4.9%p나 급증했다. 이는 2005년~2014년중 연평균 상승폭인 3.1%p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해 "정책금리 수준이 낮아지면서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되면서 금융시스템 리스크 뿐 아니라 소비 여력이 약화되는 등 거시경제적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수차례 우려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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