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조' 향하는 가계빚 폭주…정부·한은 합작품
'1300조' 향하는 가계빚 폭주…정부·한은 합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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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에만 33.6조 늘어역대 두번째
금리인하+어설픈 규제에 '풍선효과' 심화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우리 국민의 가계빚 규모가 1250조원을 돌파했다. 1200조원을 돌파한 지 반년 만으로, 역사상 최저 수준인 1%대 기준금리 여파다.

특히 올 2월부터 시작된 가계부채 관리대책은 부작용만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반짝 줄어드는 듯 했던 주택담보대출은 2분기들어 증가세를 회복했고, 규제에 막힌 고객들이 고금리 신용대출과 2금융 대출로 눈을 돌렸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2분기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 2분기말 가계신용 잔액은  1257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증가 규모만 33조6000억원에 달해 지난해 4분기(38조2000억원) 이후 역대 두번째 증가폭을 기록했다.

가계신용은 은행이나 2금융권 등 예금취급기관에서 받은 대출과 신용카드 사용액 등을 포함해 가계가 떠안고 있는 빚의 규모를 나타내는 지표다. 지난해 2분기 가계신용 잔액이 1131조5000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가계빚이 단 1년 만에 126조원가량 불어난 것이다.

▲ 자료=한국은행

가계대출 급증세를 우려한 정부는 지난 2월 예금은행을 대상으로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을 적용했으나 잠시 위축됐던 주택대출은 2분기 들어 회복세로 전환됐고, 고금리가 적용되는 신용대출과 2금융권 대출만 불어나는 효과를 가져왔다.

실제로 올 1분기 5조6000억원 증가했던 은행 가계대출은 2분기들어 17조4000억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3개월 새 3배 이상 불어난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이 13조원 급증했고, 기타대출도 4조4000억원이나 늘었다.

2금융권의 풍선효과는 더욱 심각했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2분기에만 10조4000억원 늘면서 편제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이 4조9000억원 증가해 역시 사상 최대폭으로 늘었고, 기타대출은 5조5000억원이나 급증했다.

이상용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대출 규제로 예금은행에서 돈을 빌리기가 힘들어지면서 신용대출과 비은행권 대출 수요가 몰린 것으로 모니터링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소비 진작을 위해 연장했던 개별소비세 인하는 신용카드 사용을 부추겼다. 2분기 판매신용 잔액은 65조900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7000억원 늘었다. 할부금융회사의 판매신용은 1000억원 줄었지만, 백화점과 자동차회사 등의 판매회사는 1000억원, 신용카드회사는 7000억원 늘었다.

이 팀장은 "개소세 인하사 판매신용 증가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부연했다.

한편, 지난 6월 기준금리 인하가 가계대출 급증세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올 초까지만해도 주택담보대출의 대부분은 지난해 말 집행된 아파트 집단대출의 실행이 대부분이었지만, 6월 이후에는 주택담보대출이 증가세가 더 확대됐다.

실제로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5월 4조7000억원, 6월 4조8000억원 증가폭에서 7월에는 5조8000억원이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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