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23년 '생라면' 외길 걸어온 풀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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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도 웰빙식품" 공식…초기엔 안착 실패
10년 만에 판매 재개…'바람건조공법' 선봬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농심 '짜왕', 오뚜기 '진짬뽕' 등 굵은면발의 중화권 요리가 라면시장에서 돌풍을 이어가는 가운데, 23년을 묵묵히 튀기지 않는 '생라면 외길'을 걸어온 기업이 있다. 통상 인스턴트 식품으로 인식되는 라면도 충분히 웰빙식품이 될 수 있다고 판단, '건강한 라면 만들기'에 주력해온 풀무원식품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22일 풀무원식품에 따르면 이 회사는 기름에 튀긴 면 대신 생면을 적용한 냉장 생라면을 지난 1995년 처음으로 라면시장에 선보였다. 통상 '몸에 안 좋은 인스턴트 식품'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니는 라면시장에서 건강한 맛으로 승부한다는 도전의식으로 만들어졌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 풀무원식품 '자연은맛있다' 제품 사진 (사진 = 풀무원식품)

당시 기름에 튀긴 유탕면 일색이었던 기존 라면들과 달리 이 풀무원식품의 생면은 튀기지 않았기 때문에 100 칼로리 정도 낮았던 점이 특징이었다. 또 스프 역시 기존 화학첨가물을 사용하는 대신 액상스프와 생채소를 사용해 회사가 의도한대로 '건강한 라면'을 만들게 된 셈이다.

이렇듯 풀무원식품은 당시 라면시장에 없는 '건강한 라면'을 만들어냈지만 이 생라면은 초기시장에 안착하는데 실패했다. 이 생면을 적용한 냉장 생라면으로는 유탕면 특유의 쫄깃한 식감과 맛을 내기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스프와 면이 잘 버무려지지 않는 문제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 소비자의 호응도 기대에 못미쳤다. 풀무원식품은 "라면도 웰빙식품이 될 수 있다"며 기존에 자리잡힌 '라면 = 인스턴트'라는 공식을 깨트리려 노력을 했지만 이 마저도 실패한 것이다.

회사 측은 "당시 소비자들은 차라리 웰빙식품은 다른 데서 찾을뿐, 굳이 라면에서까지 '건강'을 찾을 이유를 못 느꼈던 것 같다"며 "여기에 기존 라면 단가보다 조금 더 높은데다 짧은 유통기한(냉장고에서 5일) 또한 초기시장 안착에 실패한 요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사진 = 풀무원식품

하지만 그럼에도 풀무원식품은 이에 굴하지 않고 첫 실패를 바탕으로 면을 기름에 튀기지 않고도 유탕면 특유의 맛을 구현하는 기술 개발에 노력했다. 꾸준한 연구를 통해 10년 만에 '생가득 생라면 순한맛&매운맛'을 내놓으며 판매를 재개하기 시작했는데, 이 제품은 냉장 유통기한을 기존 5일에서 1개월로 늘려 그간의 짧은 유통기한이라는 단점을 일부 보완했다.

또 2006년에는 국내 최초로 사천식 탕면을 소재로 한 '생가득 생라면 사천식탕면'을 내놓으며 제품 라인업을 확장시켰다. 최근 라면시장에서 이목을 집중시킨 최근 농심 '짜왕', 오뚜기 '진짬뽕'보다 이미 10년 전에 프리미엄 중화풍 생라면을 선보인 것이다. 이어 2007년에는 '짜장생라면', '가쓰오생라면', '비빔생라면', '김치말이생라면' 등이 속속 출시되기도 했다.

특히, 2011년 튀기지 않고 바람에 면을 말려 쫄깃한 면발을 구현한 공법을 도입, 생라면 브랜드 '자연은맛있다'를 선보이게 됐는데, 이 제품은 현재 풀무원식품 생라면 시리즈 중 주력으로 하고 있는 제품이다. 지난 2010년 말까지 풀무원 생라면들이 모두 '촉촉한' 생라면이었다면 이 '자연은맛있다' 제품은 '건면'의 형태로 출시된 첫 라면이다. 유통기한 또한 냉장보관 한달에서 상온 6개월로 늘어났다.

회사 측은 "'자연은맛있다'는 담백한 맛을 내기 위해 면을 기름에 튀기지 않고 3개의 롤러를 이용해 강한 압력으로 뽑아낸 생면을 고온에서 단시간에 건조시키는 '바람 건조 공법'을 활용했다"며 "또 면발 사이에 미세한 구멍을 내는 '발포 공법'으로 국물이 면에 잘 배도록 한데다, 기름에 튀기지 않았기 때문에 유탕면 대비 기름은 절반 수준이고, 칼로리 역시 100kcal 이상 낮다"고 설명했다.

현재 '자연은맛있다' 제품 라인으로는 '튀기지 않고 바람으로 말린 생라면(순한맛&매운맛)', '자연은맛있다 육개장칼국수', '통째로 갈아 넣은 새우짬뽕', '자연은맛있다 가쓰오 메밀냉소바', '자연은맛있다 꽃게짬뽕4인' 등 총 9종의 제품을 갖추고 있다.

이 중 '자연은맛있다 육개장칼국수'는 출시 3개월 만에 짬뽕, 짜장 등 대부분의 중화풍 라면과 쟁쟁한 스테디셀러 라면 제품을 제치고, 서울과 수도권 대형할인점 기준 매출 5위에 오르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회사 측은 "최근 시장에선 굵은 면발과 프리미엄 중화풍 라면들이 뜨면서 유탕라면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지만, 풀무원식품은 이에 동요하지 않고 기존의 건강한 라면 만들기에 계속 매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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