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부터 現代重까지 '다사다난'…하이투자證 운명은?
CJ부터 現代重까지 '다사다난'…하이투자證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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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 매력 낮아"…내부 분위기 '뒤숭숭'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지난 2008년 현대중공업에 인수된 하이투자증권이 8년 만에 새 주인 찾기에 나서면서 다사다난한 업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CJ와 현대중공업이 단행한 두 번의 베팅에 임직원들만 '동네북' 신세라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 현대重 인수 8년 만에 도로 시장행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 매각 주관사인 EY한영은 인수 후보자들에게 인수제안서를 보내고 적격 대상자를 물색 중이다. 현대미포조선은 현재 하이투자증권 지분 85.3%를 들고 있는 최대주주로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의 매각 의지에 따라 하이투자증권 지분을 처분하기에 이르렀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CJ로부터) 비싼 값을 주고 하이투자증권을 데려왔지만 그룹 내 시너지를 내는 데 실패했다"며 "결국 인수합병은 고객 아니면 증권사 능력을 보는 것인데 둘 다 큰 메리트가 없다고 본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하이투자증권 매각은 흥행은 커녕 성사 가능성도 매우 희박한 상태다. 작년 단행한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포함해 총 3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기 때문이다. 장부가만 8261억원에 달하지만 시장에선 5000억원 내외로 매각가를 점치고 있는 상황. 이마저도 비싸다는 게 증권가 중론이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하이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6987억원이고 장부가는 8261억원”이라며 "현대미포조선이 장부가 이하로 회사를 매각할 경우 현금은 확보하지만 회계 상으로 투자손실을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현대중공업 측의 매각 의지가 키를 쥐고 있다는 얘기다.

◇ 27년 업력에 두 차례의 피인수

하이투자증권의 인수합병 역사는 지난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산의 한 소형 투자신탁사로 창립된 제일투자신탁은 지난 1997년 12월 CJ 계열사로 편입돼 CJ투자증권이라는 새 간판을 달았다. 이 과정에서 운용사가 영업양수도 돼 지금의 하이자산운용도 만들어졌다.

하지만 하이투자증권은 결국 지난 2008년 시장에 다시 매물로 나왔다. 이에 시장에선 제당·제분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CJ가 증권사를 통해 충분한 시너지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다는 관측도 제시됐다.

이후 CJ투자증권은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을 새 주인으로 맞이했다. 당시 현대미포조선은 CJ로부터 7500억원을 주고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 증권업계가 활황이었던 데다 현금성 자산을 활용하려는 기업 니즈(수요)가 맞물린 덕분이었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당시 증권사 자기자본 규제를 지나치게 완화시켜 주면서 대기업들이 쉽게 증권사를 소유하게 된 영향도 있을 것"이라며 "결국 이 같은 조치가 경쟁력 없는 작은 소형사들이 넘쳐나는 환경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반복되는 인수합병 소식에 임직원들도 뒤숭숭하긴 마찬가지다. 전국사무금융노조 하이투자증권지부는 매각 작업과 관련해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지난 6월1일 이후부터는 KEB하나은행 채권단 앞과 현대중공업 정문 앞, 현대 계동사옥 앞에서 순차적으로 1인 시위를 벌여오고 있다.

박정현 사무금융노조 하이투자증권지부장 역시 성명서를 통해 "하이투자증권 사측은 조합원의 고용과 일터의 미래를 보장하는 노사공동합의서를 작성하라"면서 "채권단과 현대중공업은 노조를 배제한 강제적 일방적 밀실매각 논의를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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