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과열경쟁 속 '복합주유소'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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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오일뱅크 복합주유소 '현대셀프 화정점'. (사진=현대오일뱅크)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최근 몇 년간 과열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주유소업계가 '복합주유소'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패스트푸드점 및 편의점과의 결합은 기본이고, 네일아트, 카페 심지어 사무실 임대까지 주유소에 들어서고 있는 상황이다.

주유소 수가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수익성이 점점 떨어지자 정유사들은 복합주유소를 확대하고 나섰다.

12일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주유소(영업업소)는 1만2071곳으로 전년 동기 1만2356곳 보다 285곳 줄었다. 주유소는 지난 2010년 1만3004곳으로 정점을 찍은 후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국내 주유소는 지난 1995년 주유소 거리제한 완전철폐 이후 우후죽순 생겨났다. 하지만 포화된 주유소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 감소세로 돌아서게 됐다. 수익률도 크게 하락했다.

실제 올해 1월~6월 폐업한 주유소는 105곳으로, 현재 휴업 중인 주유소도 전년 동기보다 82곳 늘은 569곳에 이른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휴·폐업 주유소의 증가는 과포화 상태의 주유소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주유소의 수익률이 크게 하락한데 있다"며 "경영난을 견디다 못한 사업주들이 폐업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출혈 경쟁이 심해지자 주유소업계는 '복합주유소'를 확대하며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복합주유소는 주유소에 패스트푸드, 편의점과 같은 유통 소매점이 들어선 것을 말한다.

주유소를 단순히 기름만 파는 곳이 아닌 다양한 서비스를 소비할 수 있는 복합공간으로 변모시킨 것이 특징이다. 복합주유소를 통해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고 유동인구 확보는 매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 SK에너지 양평주유소 전경. (사진= SK이노베이션 블로그)

SK에너지는 현재 전국에 67곳의 복합주유소를 운영 중으로, 2009년 첫 오픈이후 꾸준히 늘려나가고 있다. 특히 SK는 여성친화 주유소 '엔느'를 통해 인테리어는 물론 파우더룸, 네일케어숍을 갖춰 여성들 기호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 6월 SK에너지가 서울 영등포구에 오픈한 복합주유소에는 패스트푸드점, 패션 아울렛 등이 들어섰고, 3~5층은 일반 사무실로 쓰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도 지난해 말 경기도 고양시 화정동에 복합주유소 1호점을 연데 이어 지난달 현대셀프 울산점을 오픈했다. 현대셀프 화정점은 인근지역 유동인구와 차량 동선 등을 고려, 6개월여 간의 상권 분석 끝에 패스트푸드점과 결합했다.

올해 안으로 호남제일주유소 등 복합주유소를 지속적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도 각각 50여곳, 4곳을 운영 중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만성적인 주유소업계의 경영난 속에서 복합주유소는 기름 외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며 "직영주유소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적극적인 전환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부분 직영으로 운영되고 있고, 복합주유소 전환에 투입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은 해결해야할 문제다. 현대오일뱅크의 복합주유소 1호점인 '현대셀프 화정점'의 경우 약 15억원의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한 주유소 사장은 "유류세 문제 등으로 기름만 팔고서는 수익을 내기가 힘들다"며 "또 다른 수입원을 찾기 위한 방법이 복합주유소다"고 말했다.

다만 "복합주유소를 하려면 비용도 문제지만 입지조건이 좋은 곳은 이미 직영주유소들이 들어서 있다"며 "패스트푸드점이 변두리에는 입점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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