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우건설-대우조선 닮은꼴 인사
[기자수첩] 대우건설-대우조선 닮은꼴 인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최근 대우건설 이사회가 박창민 전 현대산업개발 사장을 신임 사장 단독 후보로 낙점하면서 회사 내외부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우건설 노조는 '낙하산' 사장 선임 철회를 요구하며 본격적인 투쟁에 돌입했으며 정치권에서는 내달 열린 국정감사를 통해 낙하산 인사설과 정치적 외압설에 대해 들여다본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논란의 배경은 투명하지 못했던 최종 후보 선정 과정 탓이다. 실제로 회사 내부에서는 박 후보에 대한 사장 선임 안건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는지, 반대표가 얼마나 나왔는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여기에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지난 8일 본사 18층에서 열릴 계획이었던 이사회를 노조 반대를 이유로 종로구 신문로 S타워로 장소를 바꿔 박 후보의 신임사장 선임안을 의결하면서 '밀실 인사' 논란까지 일으켰다. 결국 지난 6월부터 시작된 낙하산 논란이 이사회가 통과되는 순간까지 두달 넘게 끊이지 않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논란이 대우조선해양 인선 과정과 닮았다고 지적한다.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그동안 이력과 무관한 낙하산 인사를 단행하면서 막대한 금전적 손실을 봤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이에 대한 책임은 커녕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노조는 지난 9일부터 본사 1층에서 박 후보의 출근저지 및 반대시위를 벌이는 한편, 오는 23일 예정된 임시주주총에서 신임 사장 후보 의결도 저지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사장 선임을 놓고 잡음이 계속되면서 회사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지난달 15일 대우건설 직원들은 내부 인트라넷을 통해 진행한 차기 사장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90%가 넘은 직원들이 박 전 사장에게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결국 회사 안팎에서는 박 후보가 낙하산 인사 의혹과 노조 반발을 끌어안고 조직을 다시 일으킬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울러 박 후보가 실적 개선 및 주가 부양의 숙제를 안고 있는 만큼 고강도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오히려 회사 경쟁력만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논란을 거듭해온 대우건설 사장 선임은 앞으로 임시주주총회만 남겨놓고 있다. 국책은행 자회사로 편입된 기업이 낙하산 인사에서 자유롭기 힘든 게 현실이지만, 이번 결정이 제2의 대우조선해양 사태의 '비극의 씨앗'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