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성수기 기대감 너무 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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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현대상선

컨테이너 운임지수 하락전환…공급과잉 여전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이달 초 여름 성수기를 맞아 상승했던 양대 항로(북미, 유럽)의 컨테이너 운임지수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여전히 공급과잉에 의한 운임하락이 컨테이너 선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28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상해발 운임지수(SCFI)는 전주 대비 41.7p 하락한 670.3p다.

이달 넷째 주 아시아-유럽항로의 경우 상해발 유럽행 운임은 전주 대비 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대)당 63달러 하락한 713달러를 기록했다.

상해발 유럽항로 운임이 3주 연속 하락(1206→932→776)하면서 이달 초 운임일괄인상(GRI) 성공효과가 3주 만에 사라졌다.

GRI는 선사들이 매달 운임인상을 화주들에게 공표하는 것을 말한다. 선사들이 GRI를 실시해도 모두 시장에 반영되지 않고, 수요와 공급이 맞아떨어져야 인상된다.

이번 유럽항로의 운임하락은 성수기에 대한 기대감으로 선사들이 선박 공급을 증가시키면서다. 화물유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운임 하방압력이 계속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아시아-북미항로 역시 상해발 북미행 운임은 미서안이 전주 대비 FEU(1FEU·40피트 컨테이너 1대)당 125달러 하락한 1296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미동안은 127달러 상승한 1144달러로 나타났다.

상해-북미항로 운임은 지난주 성수기 할증료 부과와 선박투입 감축으로 300달러 가까이 대폭 상승했지만, 단기간 운임상승에 대한 운임조정 움직임과 대형선박 투입증가에 따라 하락했다.

양창호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는 "정기선사들의 지난해 실적 중 북미항로가 '유일한 흑자 노선'이라고 평가되어 왔다"면서도 "파나마운하 확장으로 북미항로에 초대형선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공급과잉에 의한 운임하락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파나마운하 확장으로 컨테이너선 서비스가 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해운 얼라이언스인 2M은 오는 9월부터 수에즈운하를 경유했던 아시아-미동안 서비스를 파나마운하 경유로 변경한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역시 근해선사가 주력하는 아시아 역내 항로에 대형 선박을 투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아시아 역내 항로의 경우 파나마운하를 통과하던 4000~5000TEU급 선박들이 경쟁력을 잃게 되면서 아시아 역내 시장으로 전환 배치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공급과잉에 따른 운임하락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항로에도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등장하기 시작했다"며 "대신 유럽항로는 파나마운하 확장개통으로 유럽항로를 운항하던 대형 선박들이 북미항로로 전배돼 아시아-유럽항로 운임이 수급개선으로 인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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