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우리 경제의 규모를 나타내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3분기 연속 0% 성장에 그쳤다. 올 1분기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설비투자와 민간소비가 1분기 부진을 벗었지만, 정부소비 등의 성장률 기여도가 0%에 머무르면서 성장세 증대 효과는 크지 않았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올 2분기 실질 GDP는 전기대비 0.7% 성장했다. 올 1분기(0.5%)에 비해서는 다소 확대된 수치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진 0%대 성장세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 이후 기저 효과를 입었던 지난해 3분기(1.2%)를 제외하고는 2014년 2분기부터 0%대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올 1분기 성장률을 각각 0.6%p나 깎아먹었던 설비투자가 2분기에는 0.2%p 상승효과로 작용했고, 민간소비도 성장률을 0.4%p 견인했다. 다만, 정부소비 기여도는 0%에 머무르고, 순수출이 성장률에는 0.3%p 하락 효과로 작용했다.
2분기 정부소비는 0.2% 증가해 전분기(1.3%)대비 크게 위축된 반면, 민간소비는 1분기 0.2% 감소에서 2분기 0.9% 증가로 전환됐다. 설비투자의 경우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2.9% 성장했다. 1분기 7.4% 감소에서 증가 전환한 수치다. 건설투자는 2분기중 2.9% 성장해 전분기(6.8%)대비 둔화됐다.
김용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과 신제품 출시 효과로 승용차 국내 판매와 휴대폰 생산이 늘었다"며 "설비투자의 경우 기저효과와 함께 자동차, 항공기 등 운수장비 투자가 늘면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수출은 2분기중 0.9% 증가하면서 1분기(-1.1%)대비 증가전환했다. 반도체와 석유 등의 화학제품이 호조를 보였다. 수입 역시 원유와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1분기 3.1% 감소에서 2분기 1.9% 증가로 돌아섰다.
수출이 개선되면서 제조업도 성장세를 회복했다. 1분기 0.2% 역성장했던 제조업 생산은 2분기 들어 1.3% 증가했다. 서비스업의 경우 운수 및 보관과 부동산 및 임대업생산이 각각 0.8%, 0.2% 줄면서 전분기 수준(0.5%)의 성장세를 유지했다. 건설업의 경우 1분기 4.8% 증가에서 2분기 0.5% 증가로 둔화됐고, 농림어업 생산은 재배업과 축산업 생산이 줄면서 6.1% 급감했다.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내총소득(GDI)의 경우 2분기중 0.4% 감소한 390조667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1년 1분기 이후 5년여 만에 첫 감소세다. 지난 1분기중 3% 급증한 데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실질무역손익이 축소된 여파다. 실질무역손익은 1분기 19조6707억원에서 2분기 15조6273억원으로 줄었다.
김 부장은 "원유 등 수입품 가격은 상승한 반면, 반도체 수출품 가격은 하락하면서 교역조건이 악화된 점이 소득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며 "전년대비로는 4.4% 증가한 만큼 전반적으로 견실한 수준으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은이 하반기 경제전망 당시 제시한 2.8%의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올 하반기에는 2.4% 성장세를 기록해야 한다. 분기별 성장률로는 0.6~0.7% 수준이다. 올 상반기 성장률은 한은 전망치인 3.0%에 부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