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김창호 대표가 네이처리퍼블릭의 '구원투수'로 등판한지 딱 한달이 됐다. 전대미문의 오너 리스크로도 꼽히는 '정운호 게이트'의 수렁에서 벗어나기 위해 꺼낸 김 대표의 카드는 스킨십 경영이다.
지난달 21일 취임한 김 대표는 2009년 네이처리퍼블릭 국내영업본무 전무를 맡았었다. 당초 업계는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쇄신을 위해 외부인사가 발탁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하지만 네이처리퍼블릭은 빠른 경영 정상화를 위해 내부 인사를 선택했다. 7년 가까이 회사를 직접 돌봐온 김 대표가 적임자라는 판단이다. 게다가 김 대표는 1984년 LG생활건강에 입사해 지금까지 32년간 화장품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취임 직후 각 부서별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때 각 부서의 신입직원까지 직접 만나 얘기를 나누며 250여명의 직원 모두를 놓치지 않고 격려했다.
당시 네이처리퍼블릭 직원들은 전 대표의 오너 리스크로 인한 피로감이 컸던 만큼 김 대표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일부 직원들은 신임 대표를 만나 얘기를 나누며 회사의 변화를 몸소 느끼고 안정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 대표의 이런 현장 스킨십 경영은 회사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로도 이어졌다. 직접 가맹점을 방문해 점주 및 거래처 직원 등과 마주하며 함께 술잔을 기울이는 등 허심탄회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현장 스킨십 뒤에는 '소통'도 뒤따랐다. 김 대표도 회사의 어려움과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이를 경영에 반영하겠다는 진심을 직접 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사업부 직원들과 서울을 비롯해 부산, 대구, 광주 등 전국 네이처리퍼블릭 매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또 홍콩, 중국, 미국, 일본 등 총 15개국에 진출한 해외 사업의 내실 다지기에도 들어갈 계획이다. '알로에 수딩젤' 등 인기 제품 등을 앞세워 한층 꺾였던 여세를 다시 몰아붙일 방침이다.
아울러 김 대표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이라는 큰 과제도 안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국내 브랜드숍 순위 5위권까지 올랐다가 현재 6~7위권으로 떨어진 상태다.
실적 역시 올해 1분기 매출액 713억8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줄었다. 영업이익은 19억4500만원으로 77.2% 급감했다.
업계는 네이처리퍼블릭의 올해 상장이 힘들 것으로 내다보지만 조직안정 여부에 따라 이르면 내년 하반기 상장을 기대하고 있다. 전국 가맹점 및 해외 5개 법인 등 기반이 이미 마련돼 있는 상태여서 실적 개선만 뒷받침 된다면 기대해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