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대차 노조 파업 자격 있나
[기자수첩] 현대차 노조 파업 자격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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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정수지기자]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 노동조합이 무려 5년 연속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이른바 '귀족 노조'의 밥그릇 싸움에 불과하다는 여론을 넘어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온다.

지난 19일 사측과 합의점을 찾지 못한 노조는 '임금착취'를 명분으로 결국 파업을 선언했다. 노조의 요구사항은 △임금 15만2050원(기본급 7.2%·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승진거부권 등이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은 답답함을 넘어 냉소에 가깝다. 현재 현대차는 글로벌 경기악화로 판매부진과 영업이익 감소에 직면해 있다. 실제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고 파업 여파에 주식가치마저 곤두박질치고 있다.

무엇보다 노조 측이 요구하고 있는 임금인상 부분은 일반 서민들의 인식과 상당한 괴리를 보인다. 이들의 지난해 평균연봉은 9600만원에 달하는데, 이는 지난해 직장인 평균연봉의 3배 수준이다.

물론 직원들이 일한 만큼 수익을 많이 벌어들인다면 그에 합당한 보수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현대차의 매출액 대비 임금비중은 폭스바겐(10.6%), 토요타(7.8%)보다 높은 14.3%로 집계됐다. 벌어들인 수익에 비해 더 많은 보수를 챙기고 있는 셈이다.

당장 현대차의 앞날도 장밋빛을 예단하기 어렵다. 불안정한 환율과 글로벌 경제둔화로 하반기 역시 국내외 자동차시장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현대차의 생산차질은 협력사는 물론 계열사까지도 연쇄 타격이 불가피하다.

사측 추산에 따르면 파업 나흘째를 맞은 노조는 하루 평균 400억원(2000대) 상당의 손실을 끼치고 있다. 지난 1987년 노조 출범이후 파업으로 날린 돈은 무려 14조2000억원에 달한다.

최근 정부는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대비 7.3%(440원) 오른 6470원, 월 135만원선으로 최종 결정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최저 임금으로 생활을 꾸려나가는 가구만 270만명에 달한다. 현대차 노조가 임금착취를 명분으로 파업에 나설 자격이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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