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SKG 청산 결정...증권-투신 ‘엎친데 덮친격’
채권단 SKG 청산 결정...증권-투신 ‘엎친데 덮친격’
  • 임상연
  • 승인 2003.05.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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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미매각수익증권 등 대규모 손실 불가피
투신, 고객신뢰 ‘직격탄’ …업계 구조조정에도 악영향


SKG 처리문제가 ㈜SK와 채권단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국 청산으로 가닥을 잡음에 따라 증권-투신업계는 그 후폭풍에 벌써부터 전전긍긍하고 있다.

증권사는 지난 3월 SKG 분식사태로 촉발된 환매사태로 떠안았던 미매각수익증권이 이번 청산으로 사실상 모두 손실처리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으며 투신권도 펀드에 편입된 SKG채권의 추가상각에 따른 고객 항의와 환매 등을 우려하고 있다.

28일 채권단의 SKG 청산 결정을 발표한 이후 증권 및 투신사들은 대책 회의를 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증권사 한 고위관계자는 “지난 3월 17일 SKG 분식이 불거지고 카드채 문제까지 터지면서 증권 투신사들은 환매사태 미매각수익증권 등 엄청난 피해를 입은 상황”이라며 “어느정도 손실을 예상하기는 했지만 갑작스런 청산 결정에 놀랐고 사후처리에 대한 논의를 진행중이다”고 말했다.

지난 SKG 분식 카드채 문제 등으로 촉발된 환매사태로 증권사들마다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에 달하는 미매각수익증권을 떠안았다.

이후 증권사 개별적으로 대손처리를 한 곳도 있지만 대부분의 증권사가 아직 이렇다 할 처리방안을 만들어 놓지 않은 상황이어서 대규모 손실도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아직 청산 결정이 확실히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차후 채권단 회의와 SK측의 움직임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며 “최종 결정이 청산이라면 미매각수익증권에 대한 대손처리로 증권사마다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신권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투신사들은 지난 SKG 분식이후 이미 펀드내 편입채권을 50~75% 정도 상각해 논 상태여서 이번 결정으로 대규모 환매사태가 재발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간접투자시장에 대한 시장 불신이 커져 자금유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아직 진정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카드채 등 채권 시장경색이 이번 청산결정으로 더욱 굳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투신사 한 관계자는 “채권단의 결정으로 시장 분위기가 더욱 침체된 것 같다”며 “유통이 안되고 있는 채권 시장에는 이번 결정이 엎친데 덮친격”이라고 토로했다.

이번 청산 결정은 증권 투신업계 구조조정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말 자산관리업으로 업태전환을 시도, 대규모 환매사태로 전전긍긍하고 있는 삼성 LG투자증권 등 대형증권사들은 SKG 청산이 확정될 경우 당초 업태전환 계획에도 큰 차질을 빗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제투증권 현투증권 등의 M&A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제일투자신탁운용(2천251억원)과 현대투자신탁증권(1천7백억원)은 증권-투신사중 가장 많은 SKG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이에 따른 고객 및 자금이탈 등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난 3월 11일 기준으로 증권 및 투신업계가 보유한 채권액은 총 9천541억원 정도로 채권비율은 17.44%이다.

또 지난 3월 14일 현재 삼성증권이 판매한 수익증권이 편입하고 있는 SK글로벌 CP 및 회사채의 규모는 총 767억원으로 CP가 520억원이고 회사채가 247억원으로 총 1014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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