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부울경·경기…대형 지자체 道·市금고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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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고 평가기준 줄줄이 변경…지방은행들 '긴장'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올 연말 광주광역시와 울산·부산광역시, 경기도와 경상북도, 경상남도 등 주요 지자체들이 도·시금고 선정에 나선다. 지자체들이 금고 선정 기준을 줄줄이 변경하면서 시중은행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가운데 40년 넘게 광주 시금고 자리를 지켜온 광주은행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BNK금융그룹 인수를 계기로 중도에 경남 도금고 자격을 뺏겼던 경남은행의 설욕이 가능할지도 주목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광주시는 올 연말 마감되는 시금고 공모 절차를 앞두고 시금고 지정 및 운영에 관한 조례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지정된 시금고는 광주은행이 제 1금고로서 예산 3조4776억원(당해기준)을 관리하고 있으며, 2금고인 KB국민은행이 853억원을 맡아왔다.

광주시의회에 발의된 조례 개정안에는 영업점포수 규정을 광주 내에서 전국 영업망까지 확대하고, 해당항목의 배점을 6점으로 1점 상향 조정했다. 지역 중소기업 대출실적과 계획은 5점에서 3점으로 낮추는 등 지역 은행인 광주은행에 불리한 항목이 다수 포함됐다. 광주은행이 JB금융그룹 인수 이후 점포수를 축소하는 등 소폭의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지역 민심이 다소 악화된 것도 우려를 더하는 부분이다.

오는 11월께 시금고를 새로 선정하는 울산시도 지난 4월 시금고 평가 기준을 변경했다. 현재 울산 시금고는 경남은행이 2조8153억원 규모의 제 1금고를, 농협은행은 5189억원을 관리하는 2금고를 맡고 있다. 울산시는 지역사회 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 관련 항목의 배점은 10점에서 9점으로 조정했다. 지역사회 기여는 실적으로만 평가하고, 자치단체와의 협력사업은 계획으로만 평가한다. 최근의 협력사업이 없어도 시금고 경쟁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시중은행에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최근의 기준 변경이 지방은행에는 불리한 것이 사실"이라며 "저금리로 지자체 금고 운영의 실익은 크지 않지만, 지방은행으로서의 상징성과 지역 민심을 감안할 때 놓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4년 BNK금융그룹 피인수 이유로 경남 도금고 지위가 해지됐던 경남은행은 올 연말 도금고 선정을 기대하고 있다. 경남은행 민영화 과정에서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경남은행의 지역 환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도금고를 해지하겠다고 발표했고, NH농협은행에 1조2000억원 규모의 경남 도금고 지위를 넘겨줬다. 2년 간 갈등관계에 있던 경남도와 BNK금융이 지난해 말 100억원 장학금 협약을 계기로 화해무드로 돌아서면서 경남은행도 이번 도금고 유치전에서는 우위를 점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법정 공방까지 이어졌던 부산시금고 선정 역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지난 2012년 부산시금고 선정 당시 KB국민은행이 농협은행을 0.23점 차이로 따돌리고 제2금고를 차지한 바 있다. 농협은행은 배점 과정에서 특정 은행에 유리한 평가가 나왔다며 부산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번 시금고 유치 결과가 주목되는 이유다.

이외에도 7조3800억원 규모의 경북도금고는 농협이 제 1금고, 대구은행이 제 2금고로 관리 중이다. 18조의 가장 큰 규모인 경기도금고 역시 농협이 16조8000억원을 관리하는 1금고, 신한은행은 1조2000억원 규모의 2금고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자체 금고 관리를 통한 수익 규모가 예전보다 못하기는 하지만 주로 연 단위로 수천억에서 수조원의 예산을 관리하는 만큼 안정적인 요구불 예금을 확보할 수 있다"며 "지역 기업·개인 고객 관리 차원에서도 부수적으로 얻는 은행 홍보 효과나 신뢰도 향상 등의 이익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금고 쟁탈 경쟁은 치열한 양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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