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프는 올해 4월 기준 전 세계에서 22만대 이상 팔렸다. (사진=닛산)

에어컨·히터·블루투스 사용 시 주행거리 급감…충전소 부족 탓 '단거리' 적합

[서울파이낸스 정수지기자] 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차이자 역사상 가장 많이 판매된 100% 전기차 닛산 리프. 나뭇잎(leaf)에서 이름을 따온 리프는 배출가스가 전혀 없는(제로 에미션) 친환경 전기차다.

2010년 12월 일본과 미국에서 첫 선을 보인 후 2014년 12월 제주에서 공식 출시된 리프는 전기차 부문 세계 판매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올해 3월 하위 트림을 출시하며 S와 SL 두 가지 모델을 운영 중인 리프는 닛산의 기술력과 판매 노하우를 통해 국내 전기차 시장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세련된 유동성'을 콘셉트로 디자인된 외관은 매우 단순하면서 독특하다. 멀리서 보면 컴퓨터 마우스 또는 물방울 같이 생긴 리프는 모든 이의 눈길을 확 사로잡는다. 전면은 양쪽 길게 솟아있는 LED 헤드라이트가 눈에 띈다. 이 헤드라이트는 도어 미러에 가하는 공기 흐름을 분산해 소음과 공기저항을 확 낮춘다. 리프의 공기저항계수는 0.28Dd 수준이다.

낮은 후드에서 시작된 측면 곡선은 숄더캐릭터 라인으로 이어지며 큼직한 리어 스포일러로 연결된다. 리어 스포일러에는 태양열 에너지로 바꿔주는 태양광 패널도 장착됐다. 후면은 길게 뻗은 LED 테일램프가 전부일 정도로 단조롭다.

   
▲ 덕평 자연휴게소에 마련된 충전소에서 충전 중인 리프 (사진=정수지 기자)

차량 곳곳에서는 과학적인 요소를 찾을 수 있다. 볼텍스 쉐딩형 루프 매립형 안테나는 풍절음을 감소시킨다. 또, 저소음 앞유리 와이퍼 모터, 소리 차단형 앞유리 디자인, 이중 독립모터 마운팅 시스템 등으로 소음을 대폭 줄였다. 이 같은 노력으로 리프의 차체 소음은 나뭇잎이 흔들리는 수준인 21데시벨을 달성했다.

실내는 '푸른 지구'를 테마로 대시보드와 기기조명을 파란색으로 강조했다. 운전석 계기판은 위, 아래 두 개로 나눠진다. 상단에 위치한 눈썹 모양의 디스플레이는 속도를 나타낸다.

하단 액정 디스플레이에는 △충전상태 △전력 △배터리 온도 △다기능 디스플레이 △남은 전력 △최대 수용전력 △남은 주행거리 등 리프 상태에 대한 정보를 보여준다. 7인치 컬러 LCD 디스플레이는 영어가 기본이지만 네비게이션은 한글 지원이 가능하다.

   
▲ 충전구는 직류 충전구(급속충전·왼쪽)와 교류 충전구(일반충전)를 따로 분리해 안전성을 확보했다. (사진=정수지 기자)

이날 리프를 타고 달렸던 코스는 경기도 광주 곤지암IC부터 경기도 여주IC까지 대량 65km.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켜니 이름만큼이나 매우 조용하다. 예상 외로 공간도 넉넉해 운전석과 조수석 레그룸도 충분하다.

전자 변환식 드라이브 셀렉터는 특이하면서도 차량 이미지 같이 귀엽다. 불필요한 버튼들을 없애 간단하면서도 아기자기하게 꾸민 센터페시아 덕분에 내부가 훨씬 넓어 보인다.

악셀레이터를 밟으니 반응 속도가 매우 느리다. 70~80km/h 수준까지 도달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다보니 뒷차들이 모두 추월한다.

힘겹게 100km/h 수준까지 속도를 올리니 전통적인 내연기관 차량 수준의 주행 성능을 보인다. 고속에서는 답답함 없이 매끄럽게 치고 나간다. 리프에 장착된 AC 전기 모터는 최고출력 80kW(109ps), 최대토크 254Nm(25.9kg.m)를 발휘한다. 리튬-이온 배터리 패키지는 니켈-수소 전지보다 두 배 이상 강력하고 적은 공간을 차지한다.

문제는 뚝뚝 떨어지는 배터리양이다. 1회 충전 완충 시 132km를 달릴 수 있지만 에어컨과 블루투스 등을 같이 사용할 경우나 고속으로 달릴수록 주행가능 거리는 급속하게 줄어든다. 이날 주행가능 거리 90km 정도로 출발했지만 50km도 안가 배터리 잔량이 30km도 남지 않아 휴게소에 들러 충전을 해야 했다.

충전소도 흔치 않아 목적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차를 돌려야 했다. 충전은 급속 충전 시 30분 만에 80%, 가정에서는 6.6kW로 4~5시간이면 충전이 완료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날 휴게소에서 급속 충전을 해본 결과 50%를 채우는데 40분이나 걸렸다.

   
▲ 리프 내부 (사진=닛산)

충전 방법은 충전기 외부에 자세하게 나와 있어 어렵지 않다. 리프 충전구는 일반 충전구(교류)와 급속 충전구(직류)가 따로 있는데, 통합할 경우 차량 디자인 측면에서 이점이 될 수 있으나 분리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한다.

충전 후 주행거리 확보를 위해 회생 제동 시스템을 이용해봤다. 이는 브레이크 또는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 속도를 감소시킬 때 전기 모터의 움직임으로 전력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배터리양은 줄어도 주행가능 거리는 늘어나 저·중속 운전 시 효과적이나 고속도로에서는 무용지물이다.

돌아오는 길 공영주차장 내 설치된 충전기를 이용해보니 80% 채우는데 42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다. 문제는 충전 후 공영주차장을 나갈 때 주차비도 내야했다. 공영주차장에 충전기가 있다면 전기차 소유주는 충전비는 물론 주차비도 내야하는 것이다.

이날 시승을 해본 결과 리프는 단거리 혹은 출퇴근용으로 적합한 차다. 물론 차량 성능면에서는 부족함이 없지만 충전소와 주행거리 등을 고려했을 때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집과 회사 또는 근거리에서 충전이 가능하다면 충분히 구매의사가 있을 정도로 리프가 매력적인 차인 것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