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소통 외면' 조선사 노조 파업 명분 있나?
[기자수첩] '소통 외면' 조선사 노조 파업 명분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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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이달 초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가 전면파업을 실시하면서 조선 빅3에 투쟁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대우조선 노조는 이미 파업을 결의했고, 현대중공업 노조는 다음주 중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들은 일방적인 구조조정이라고 주장하며 고통분담은 있을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타 조선사 노조와 달리 임금인상까지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파업은 최후의 수단이다. 기본적으로 사측과 대화로 풀어나가는 게 순리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최근 사측이 연 '비상경영설명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설명회 참석은 회사가 밀어 붙이는 구조조정에 동조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라는 게 불참이유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에 노조가 빠졌다는 건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현대중공업은 전 임직원이 회사의 경영환경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설명회가 진행되는 동안 전 사업장의 조업을 잠시 중단했다.

이를 두고 노조는 '보여주기 쇼'라며 강하게 비꼬았다. 조선사 노조 중 유일하게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승진거부권까지 행사하겠다는 노조야 말로 '쇼'가 아닌지 묻고 싶다.

삼성중공업 노협 역시 사측이 임금협상을 제안했지만 자구안 철회 없는 임금협상은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소통마저 외면한 상황에서 이들의 파업에 박수를 보내며 동조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물론 노조가 우려할 수밖에 없는 건 사실이다. 임금이 줄고, 주변 동료들이 퇴직하는 걸 보면서 좋아할 근로자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회사가 생존해야 직원들 역시 생계를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고통분담'이 필요한 때다.

조선사 임원 출신 교수는 "현재 조선사들이 살아있는 게 신기할 정도로 힘든 상황"이라며 "팔(인력), 다리(자산)을 자르고 몸통이라도 살아남기 위해 사측에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털어놨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아버지가 100만원을 벌다가 60만원을 벌면 거기 맞춰 살아야 한다. 사장이었을 때 월급만 생각하면 안 된다"고 꼬집은 것처럼 노조는 생산현장으로 돌아가야 한다.

명분 없는 투쟁에 여론은 싸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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