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허니버터칩?…참패 맛본 해태 '타코야끼볼'
제 2의 허니버터칩?…참패 맛본 해태 '타코야끼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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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3사 순위권 진입 무산…"맛·식감 아쉬워"

▲ 해태크라운의 '타코야끼볼' (사진 = 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 올 들어 해태크라운에서 선보인 타코야끼볼은 각종 SNS에 인기를 모으며 출시 2주(2월22일~3월5일)만에 60만봉지가 완판되면서 '제 2의 허니버터칩'으로서 기대감을 높였다. 입소문을 타면서 초도물량이 조기에 동나고 유통매장에서 품귀현상을 빚는 등 허니버터칩 때와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업계에서는 '마케팅 효과'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실제 편의점에서 체감하는 타코야끼볼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응도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 '타코야끼맛'을 기대했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식감이 부족하다'는 반응들이 주를 이뤘다. 

1일 본지가 국내 주요 편의점 3사를 대상으로 조사해본 결과, 연초부터 최근 6월까지 스낵류 기준으로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이 여전히 1~2위를 기록한 것과는 별개로 신제품인 타코야끼볼은 순위권에도 진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 국내 주요 편의점 3사의 스낵류 매출순위 (표 = 각 사)

이 타코야끼볼은 일본 길거리음식인 타코야끼에 착안한 제품으로 새우깡, 꽃게랑, 자갈치, 오징어땅콩 등 기존 밀가루를 베이스로 한 것과는 차별점을 둔 옥수수 전분을 베이스로 한 해물맛 스낵이다.

통상 콘스낵은 옥수수 자체의 강한 향과 맛으로 다른 맛과 접목하기 어렵다. 하지만 해태제과는 옥수수와 해물 맛의 조화를 잘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해 한계를 깼다며, 이렇듯 기존 시장에 없던 콘스낵 해물맛인 '타코야끼볼'을 허니버터칩에 이어 야심차게 내놓았다.

다만, 초반에 초도물량이 완판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이 타코야끼볼은 출시된 지 4~5개월이 지난 현재에는 소비자들에게 아무런 호응도 얻고 있지 못하는 모습이다. 결국 당초 시장이 기대했던 만큼 '제 2의 허니버터칩'의 문턱은 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A편의점업계 관계자는 "타코야끼볼이 시장 예상대로 제 2의 허니버터칩만큼 큰 반향을 일으키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며 "현재 해당 편의점에서의 스낵류 상위종목 순위권에는 전혀 진입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타코야끼볼 4~6월 매출신장률 (표 = 각 사)

당초 일각에서 우려를 제기해왔던 '반짝인기' 현상도 보인다. 실제 B편의점이 내놓은 타코야끼볼의 매출 신장률을 분석해본 결과, B편의점에 입점했던 3월부터 4월까지에는 판매율이 6.5% 소폭 늘어나다가 4월부터 5월까지는 78.6%로 판매율이 급격한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5월 이후에는 되려 판매율이 -4.7%로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B편의점업계 측은 "'타코야끼볼' 매출 신장률이 5월에 급격히 늘어난 것은 당시 해당 편의점에서 '특이하고 새로운 맛' 스낵에 대한 행사 및 프로모션을 진행해왔다"며 "이에 소비자들이 호기심을 갖고 해당 제품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비자들의 입맛 트랜드가 생각보다 오래가지 못한 데다 '새우마요맛', '바나나맛' 등 새로운 맛을 출시하는 제품들이 속속히 출시되면서 타코야끼볼에 대한 인기는 다음 달까지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여기에 기존 길거리에서 팔았던 '타코야끼맛'에 대한 식감이 부족하다는 평도 많아, 제품에 대한 인기도 그닥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타코야끼는 일본 전통 길거리 음식이나 이젠 한국에서도 흔히 보이는 음식이기에 아주 생소한 맛이라고는 볼 수 없다.

실제 해당 제품을 맛을 본 소비자들은 '맛은 있으나 타코야끼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살짝 희미하게 느껴지나 전체적으로 식감이 부족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또 원조제품이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하기도 전에 미투제품들이 쏟아진 것도 타코야끼볼의 판매실적에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GS25는 중소업체에 구운타코야끼볼 제조를 맡겨 중량 70g에 1500원에 판매중인 타코야끼볼보다 10g더 많은 양을 같은 가격에 판매 중이다.

한편, 증권가에서도 타코야끼볼이 '제 2의 허니버터칩'을 이어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허니버터칩의 롱런 비결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감자칩이라는 속성을 갖고 있으면서 맛의 차별화를 이루어낸 것"이라며 "반면 일반적인 콘칩 형태의 옥수수 스낵도 아니고 한국인의 일상적인음식도 아닌 타코야끼는 틈새과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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