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뉴스]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의 '마더십' 3년차
[CEO&뉴스]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의 '마더십' 3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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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IBK기업은행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취임 3년차를 맞은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을 대표하는 이미지는 '소통 경영'이다. 취임 초기부터 '마더십(어머니 리더십)'이라는 신조어까지 별명으로 얻으며 직원들과의 소통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하지만 최근 성과연봉제 문제가 불거지면서, 예상치 못했던 직원들과의 '소통 문제'가 뒤늦은 난제로 떠올랐다. 임기를 불과 6개월 남긴 시점에서다.

올 상반기 권 행장의 행보만 짚어봐도 직원들과의 관계와 소통에 방점을 둔 모습이다. 연초에는 전국 영업점장 회의에서 영업점장들에게 '힘차게 전진하자'는 의미로 트레킹화를 선물하는 등 세심한 배려로 눈길을 끌었다. 또 사내 소통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CEO와의 대화' 행사에서는 영업점 직원들에게 "소통리더로서 영업현장과 경영진의 가교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권 행장의 안정적 리더십의 결과일까. 최근 금융당국이 발표한 '2015년 금융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IBK기업은행은 유일하게 A등급을 받았다. 중소기업 대출을 118.2% 초과 달성하는 등 중소기업금융을 확대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나란히 C등급을 받은 것을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성과다. 실적도 나쁘지 않다. IBK기업은행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자회사 포함)은 지난해 1조1506억원, 올 1분기 3777억원으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특유의 여성 리더십으로 호평을 받으며 조직을 끌고 왔던 권 행장이 뒤늦게 직원과의 소통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다름 아닌 성과연봉제 때문이다. 이미 IBK기업은행 노조는 성과연봉제 도입 과정에서의 불법성과 강압성을 문제삼으며 권 행장을 비롯한 경영진 41명을 고발 조치한 상태다.

지난달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도 이 문제는 야당 의원들의 질타 대상이었다. 한 야당 의원은 "IBK기업은행이 실적도 잘나오고 노조와의 관계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최근 성과연봉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직원들이 경영진을 고발까지 했더라"며 강제적인 성과연봉제 도입을 질타했다.

일부 은행 관계자들은 권 행장이 내부 출신 행장인 덕에 그간 직원들과의 소통을 더 수월히 할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반면 성과연봉제 문제처럼 노조와의 대립 관계가 형성됐을 때는 오히려 내부 출신에 대한 기대감 탓에 더 큰 갈등의 골이 생길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IBK기업은행 노조가 성과연봉제 관련 브리핑 자리에서 "우리의 선배가 어떻게"라는 원망을 거듭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권 행장은 성과연봉제 도입 이후 직원들에게 '감정의 앙금을 털고 화합하자'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말 임기만료를 앞둔 그의 가장 큰 숙제는 다른 무엇도 아닌 내부 화합을 통한 '마더십 회복'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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