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요동치는 해운업, 현대상선·한진해운 앞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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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서울파이낸스DB

현대상선 2M 선회에 한진해운 '곤혹'…"합병 수순 밟을 것" 관측도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현대상선이 세계 최대 해운 얼라이언스인 '2M' 가입을 놓고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2M'에 가입하게 되면 현대상선은 이미 마무리한 용선료 조정, 채무재조정 등과 함께 자율협약 전제조건을 모두 충족하게 된다. 반면, 한진해운은 유동성 확보는 물론 용선료 협상에도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2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2M과 얼라이언스 가입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을 진행, 늦어도 오는 9월 안으로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2M은 세계 1위, 2위 선사인 덴마크의 머스크(MSK)와 스위스의 MSC가 속해 있는 해운 얼라이언스다. 지난 4월 선복량 기준 세계 1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앞서 현대상선은 지난달 사채권자집회를 통해 채무재조정에 성공했고, 용선료 조정 협상도 타결을 이끌어냈다. 해운 얼라이언스(THE Alliance) 가입 역시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였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현대상선의 해운 얼라이언스 가입은 시간문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디 얼라이언스 소속 선사들 중 일부가 현대상선 가입에 소극적으로 나오면 난항이 거듭됐다.

현대상선은 디 얼라이언스 뿐만 아니라 2M과도 물밑 작업을 통해 가입 논의를 펼쳤고, 2M에서 최근 협력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힘에 따라 방향을 틀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과 2M의 시너지는 나쁘지 않다. 현대상선의 정상화 과정이 잘 진행된 것이 2M을 움직이게 했다"며 "우선 가입을 빨리 마무리 짓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다음달 15일 주주총회를 소집해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차등 감자의 건'을 확정할 계획이다. 대주주 감자 후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현대상선의 대주주는 채권단으로 바뀌게 된다.

특히 산업은행은 6800억원의 출자전환을 계획하고 있어 산업은행의 현대상선 지분율은 40%가 넘어가면서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정부는 경영능력을 갖춘 업계 전문가를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책임자(CFO)로 경영진을 교체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진해운은 현대상선이 정상화에 가까워지면서 희비가 극명하게 교차하고 있다. 용선료 협상이 진행 중이고 자금 지원을 놓고 채권단과 한진그룹 간의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진해운은 내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이 1조2000억원에 달한다. 한진해운이 마련할 수 있는 유동성은 4000억원 수준이다. 특히 현대상선이 2M으로 선회하면서 채권단을 압박하기 위한 현대상선 카드를 잃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한진해운에 추지원은 없다"고 못 박으며 스스로 해결하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현 상황을 두고 합병을 위한 수순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중소해운사 대표는 "두 선사의 공통점은 오랫동안 부실을 겪으면서 경쟁력 있는 선사로 전환하지 못했다. 다만 최근 현대상선은 재무적인 문제점을 해결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며 "업계에서는 이미 현대상선이 주도해서 한진해운과 합병하는 시나리오를 점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적인 논리만을 따졌을 때는 두 선사를 정리하고 중견해운사를 키우는 게 맞다"면서도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결국 큰 그림으로 봤을 때 한진해운의 몸집을 줄여놓고 합병하는 게 이상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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