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株 무더기 하락…편입 펀드 괜찮나?
롯데그룹株 무더기 하락…편입 펀드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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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액티브펀드 편입비중 높아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검찰 수사로 롯데그룹주의 주가가 무더기로 곤두박질치면서 관련 펀드의 손실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대형 액티브 펀드 중 롯데그룹주를 주요 자산군으로 편입한 펀드가 무려 209개에 달하기 때문. 다만, 증권가에서는 주가 부진과 관련해 그룹 지배구조개선 과정 상 거치는 '진통'에 불과하다며 과도한 우려를 축소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그룹주 편입비중 4% 이상인 펀드 44개

▲ 운용자산 100억원 이상 액티브 주식형 펀드 중 롯데그룹주 편입비중 상위 10개 펀드. 4월1일 기준. (자료 = 한국펀드평가)

24일 펀드평가사 한국펀드평가에 의뢰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운용순자산 100억원 이상의 국내 액티브주식형 펀드들 중 롯데그룹주를 주요 자산군으로 편입한 펀드는 총 209개로 집계됐다.

롯데그룹주 편입 비중별로 보면 0~2%대 구간에 86개 펀드가 포진돼 가장 많았다. 2~4%대에는 79개, 4~6%대에는 36개, 6~8%대에는 7개, 8% 이상인 경우에는 1개가 해당됐다. 다만, 삼성이나 LG, SK처럼 그룹주 전용 펀드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펀드별로는 '마이트리플스타증권투자신탁[주식]_ClassA'의 펀드 내 롯데그룹주 자산비중이 8.60%로 가장 높았다. 이 펀드는 우량주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로 시장 상황에 따른 투자테마를 적극 반영한다. 삼성전자에 이어 롯데케미칼을 2번째 주요 자산군으로 편입하고 있다.

이외에도 '한국투자골드플랜연금증권전환형투자신탁 1(주식)(C)'(7.69%), '한화코리아레전드증권자투자신탁(주식) 종류C'(6.96%), '삼성우량주장기증권투자신탁[주식](B 5)'(6.95%), '삼성코리아소수정예증권자투자신탁 1[주식]_(C5)'(6.83%), '프랭클린그로스증권투자신탁(주식) 5'(6.29%) 상품 등이 상위권에 포진돼 있다.

문제는 롯데그룹주들의 올해 성적이 신통치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롯데 총수일가의 경영권 분쟁부터 최근 '정운호 게이트'에서 비롯된 검찰의 롯데 계열사 수사까지 잇단 악재에 몸살을 앓는 것. 올해 들어 롯데그룹 상장사 10곳 중 롯데케미칼을 제외한 9곳의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 롯데그룹주 연초 대비 주가 등락률(롯데제과는 액면분할 후 재상장일 기준). (자료 = 한국거래소)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가장 몸값이 비싼 롯데칠성의 주가는 지난 23일 기준 연초 이후 17.2%나 내렸다. 이 기간 롯데칠성우(-17.2%), 롯데하이마트(-16.6%), 롯데푸드(-9.1%), 롯데쇼핑(-8.9%), 롯데정밀화학(-7.6%) 등의 주가도 줄줄이 내림세다. 특히 지난달 17일 액면분할에 나서며 반짝 시장의 주목을 받은 롯데제과는 한달여 만에 주가가 23.3%나 빠졌다.

다만, 롯데케미칼의 경우 그룹 차원 악재에도 불구하고 최근 삼성 화학계열사 인수 이후 원가 절감에 따른 실적개선 기대감으로 여전히 15.1% 상승한 상태다.

◇증권가 "롯데그룹주 부진 일시적반등 기대"

다만 금융투자업계서는 롯데그룹주 부진이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전 계열사의 영업가치 등 본질적인 가치가 훼손된 것이 아닌 만큼 최근의 급락 폭에 대해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는 것.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롯데그룹주 수익률은 롯데케미칼을 제외하면 모두 부진한데, 특히 비자금 문제가 발생한 이후 하락폭이 더욱 커졌다"라고 진단하며 CJ 등을 유사 경우로 제시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5월 CJ그룹주는 이재현 회장의 검찰출두 소식 등으로 6월까지 한달간 20%가량 급락했으나 이 회장 구속(7월18일) 이후 오히려 주가는 상승세를 탔다. 당시 지주사인 CJ를 필두로 CJ CGV와 CJ E&M, CJ씨푸드, CJ제일제당, CJ프레시웨이 등의 주가는 지난 2014년 말까지 모두 상승 흐름을 보였다.

양 연구원은 "영업가치의 훼손이 크지 않다고 가정할 때 롯데그룹주 밸류에이션은 락바텀에 가까워졌다고 판단한다"며 "기본적인 가치를 벗어난 부분은 충분히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과거 그룹사의 대주주 배임 문제 사례들을 보면 당시의 주가 하락은 일시적일 뿐 오히려 지배구조 개선의 계기가 돼 기업가치가 증가했다"며 "좀 더 투명한 지배구조가 정착하는 계기가 된다면 롯데그룹 전반에 대한 재평가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기대감을 높였다.

▲ 운용자산 100억원 이상 액티브 주식형 펀드 중 롯데그룹주 편입비중 상위 10개 펀드. 4월1일 기준. (자료 = 한국펀드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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