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해운동맹 2M으로 선회…한진 '낙동강 오리알'?
현대상선, 해운동맹 2M으로 선회…한진 '낙동강 오리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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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현대상선이 세계 최대 해운 얼라이언스인 '2M'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한진해운이 속한 'THE Alliance(디 얼라이언스)' 가입을 타진해 왔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자 방향을 틀은 것이다. 그동안 현대상선 가입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왔던 한진해운에도 타격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은 23일 "디 얼라이언스와 협의를 진행하는 한편, 2M과도 가입의사를 타진해 왔다"며 "최근 2M이 협력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힘에 따라 2M과 얼라이언스 가입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을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2M은 세계 1위, 2위 선사인 덴마크의 머스크(MSK)와 스위스의 MSC가 속해 있는 해운 얼라이언스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간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2M의 선복량은 약 57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다. 전체 선복량 중 27.7%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디 얼라이언스는 약 350만TEU(16.8%) 수준이다.

현대상선이 2M에 가입할 경우 2M이 보유한 초대형 선박을 활용한 원가절감 및 서비스 경쟁력 강화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M 역시 상대적으로 취약한 아시아 지역에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한종길 성결대 동아시아물류학부 교수는 "아시아-미주동안 항로는 현대상선의 케파가 크기 때문에 2M이 현대상선과 손을 잡는 건 나쁘지 않다"며 "머스크가 아시아 지역의 경쟁력을 위해 노력하지만 투입한 선박에 비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디 얼라이언스는 독일을 제외하면 아시아 선사가 5개에 이르기 때문에 2M과의 시너지 효과가 더 크다"며 "앞으로 2M과의 협상에 집중해 9월 안으로는 마무리 짓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현대상선은 디 얼라이언스 가입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한진해운, 케이라인 등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난항을 겪어왔다. 이 과정에서 2M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자 현대상선은 본격 협상에 나선 것이다.

현대상선이 2M 가입을 타진하자 한진해운의 입장은 난처해졌다. 현대상선의 디 얼라이언스 가입에 대한 결정권을 가지고 채권단의 자금지원을 압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 교수는 "현대상선이 2M에 들어가면 마케팅과 신뢰성이 강해진다. 그동안 한진해운의 위치가 현대상선 보다 우위였지만 전세가 역전될 것"이라며 "한진해운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진해운은 앞으로 현대상선의 디 얼라이언스 가입에 적극적인 태도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현대상선의 2M 가입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2M이 현대상선을 받아들이기에는 선사의 레벨차이가 크고, 경영마인드도 다르다"며 "특히 오너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가입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상선 입장에서는 디 얼라이언스가 받아주지 않아도 타 얼라이언스로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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