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사, 하반기 회사채 만기 1.4조…자금조달 '사면초가'
10대 건설사, 하반기 회사채 만기 1.4조…자금조달 '사면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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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S건설 우즈벡UGCC프로젝트 전경.(사진=GS건설)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건설사들이 하반기 도래하는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자금마련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구조조정 대상 업종으로 꼽히고 있는 만큼 차환 발행도 힘든 상황이다.

차환 발행이 성공하려면 전보다 높은 이율을 제시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은행권 대출을 받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23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10대 건설사들의 만기 회사채 규모는 1조4100억원에 달한다.

삼성물산이 5800억원으로 가장 많고 △롯데건설 2900억원 △현대건설 2100억원 △대우건설 2000억원 △현대산업개발 800억원 △SK건설 500억원 순이다.

회사채는 기업이 자금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으로 이를 발행한 회사는 투자자들에게 이자를 지급하고 만기가 되면 원금을 상환한다.

그동안 건설업계는 만기가 되면 다시 회사채를 발행해 갚는 차환 발행을 해왔지만 건설시장 자체의 불투명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외면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때문에 10대 대형 건설사들 올해 상반기 만기 도래한 회사채 1조6100억원을 차환 발행보다는 현금이나 사모 회사채(사모채)와 기업어음(CP)으로 상환했다.

대우건설은 지난 3월 만기였던 2500억원을 아파트 분양대금 등으로 전액 상환했다. GS건설은 지난 2월 3200억원의 회사채를 갚기 위해 사모 CB 5년물 2500억원을 표면금리 연 2.9%에 찍었다.

대림산업은 차환을 포기하고 사모사채를 발행해 유동화하는 방식으로 2200억원을 조달했다. 이 과정에서 에쓰오일 온산 공장 건설을 통해 받게 되는 공사대금을 담보로 제공했다.

롯데건설은 2월 돌아온 2000억원을 자체자금으로 일단 상환한 뒤, 4월에 3년물 사모채 200억원을 연 4.6%에 발행했다.

SK건설은 지난 2월 만기도래한 1000억원을 상환하기 위해 CP과 사모채를 활용했다. 2월부터 3월까지 총 500억원의 CP를 찍었고, 지난달 300억원의 회사채 1년물을 연 4.9%에 발행했다.

문제는 차환을 발행하지 않고 현금으로 원금을 상환하면 건설사에게는 부담으로 작용된다. 유동성 자산이 부족한 건설사가 무리하게 회사채를 현금으로 막다 보면 재무 건전성이 흔들릴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 건설업계가 신규로 발행한 회사채는 1조6000억원으로 작년 만기였던 회사채 규모가 2조8000억원였던 것을 감안하면 1조2000억원이 현금으로 상환된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건설사들이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를 보유 현금으로 상환하면서 정작 현금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있다"며 "신용등급이 낮거나 현금이 넉넉하지 못한 중소업체들의 경우 '돈맥경화'에 걸려 결국 '좀비기업'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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